설경구는 이창동 감독의 페르소나로 발을 디딘 후 한국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캐릭터 강철중(<공공의 적>)으로 대중상업영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었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 지금 같은 열렬한 팬들의 반응을 직접 가까이서 들은 적은 없었을 것이다. 팬들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 열광했고 설경구에 매료됐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내게 새로운 도전이었고 스스로도 또 다른 얼굴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영화다. 많은 자극과 변화를 이끌어내준 고마운 영화다. 무엇보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덕분에 ‘불한당원’이라는 소중한 관객과 팬들을 만났다. 지금도 여전히 놀라운 경험이고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놀라운 경험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과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다른 인물을 선보였고, 그 결과 “자신의 연기 인생의 지평을 한뼘은 늘렸다”(황진미). “어차피 나는 배우로서 내려오는 길이긴 한데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싶진 않다. 한 계단 한 계단 잘 내려오고 싶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덕분에 오십의 시작이 나쁘진 않다고 보고 있다.” 겸손하게 자신을 낮췄지만 그는 잘 내려오기는커녕 도약 중이다. 내년에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와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우상>, 2편의 영화로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올 한해 많은 사랑 보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는 말을 남기는 그의 모습은 수줍은 신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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