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을 이렇게 무장해제시킬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이주현) <아이 캔 스피크>의 일등 공신으로 모두가 주연배우인 나문희 배우에게 공을 돌린다. “오직 단 한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연기”(주성철), “작은 동작 하나도 울림을 주는, 기교를 벗어난 어떤 경지의 연기”(이화정), “올해 최고의 배우는 나문희다”(김태훈) 등이 그것이다. 우리 역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몸과 정신으로 떠안고 살아야 했던 위안부 할머니들. 나문희가 연기한 나옥분은 그 아픔을 체화한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나문희는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사실에 가깝게 표현할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촬영이 끝나고도 우울한 감정으로 힘들었던 기억을 전했다. “캐릭터보다 배우가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연기” (송형국)라는 말에 수긍이 갈 만큼 최대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도전이었다. 나문희가 아닌 나옥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70대 현역의 노인배우 나문희가 없었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영화”(황진미)라는 말처럼 연륜 있는 연기가 극에 부여한 효과는 막강하다. “나문희가 수십년간 관객과 축적해왔던 일상적 친밀감이 위안부 할머니에게도 평범한 일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영화의 시선과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임수연) <아이 캔 스피크>에서의 활약처럼, 또 나문희 배우가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니 욕심이 더 난다”라는 말처럼 내년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길 지지한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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