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17년 총결산③] 올해의 감독 -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아이 캔 스피크> 김현석
2017-12-18
글 : 송경원
사진 : 백종헌
사진 : 오계옥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사진 백종헌

“다른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듀나) 개별 작품에 대한 지지나 아쉬움을 표하기 이전에 한국영화에서 홍상수만큼 온전히 자신의 영토를 유지해나가는 감독은 달리 없다. “화제의 인물로서는 도발적이고 예술가로서는 가장 윤리적인 길을 택했다”(임수연)는 평처럼 올해 선보인 2편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와 <그 후>는 홍상수가 한국영화계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증명한다. 구설에도 불구하고 그는 묵묵히, 오직 영화로만 화답하는 중이다. 필자들의 지지가 <밤의 해변에서 혼자>와 <그 후>로 갈렸음에도 결과는 홍상수다. 그 앞과 뒤에 더이상 다른 말을 붙이는 건 무의미할 것 같다. 이에 대한 홍상수 감독의 답변도 담백했다. “영화를 좋게 보아주신 분들의 마음 온전히 잘 받겠습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두고 “자전적이라는 모든 시도는 애당초 민망한 프로젝트”라던 그는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묻던 우문에 “그런 구분이 중요한 적은 없었습니다. 결과물인 영화와 어떤 관객과의 만남만이 중요합니다. 여러 층위에서의 뒤섞음, 새로운 배열, 그리고 소스의 불순함이 그걸 자동적으로 보충합니다”라고 답했다. 홍상수 영화는 오직 목격됨으로써 우리에게 영화가 무엇인지, 어떤 운동으로 거기에 있는지를 증명한다. “차기작은 <풀잎들>이란 영화입니다. 서울 북촌에서 올해 9월에 찍었습니다. 아마 내년에 개봉할 겁니다.” 그가 멈추지 않는 한 그의 영화는 계속 목격될 것이다.

<아이 캔 스피크> 김현석

사진 오계옥

“감사합니다. 전혀 생각지 못한 결과라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올해의 감독으로 뽑힌 김현석 감독의 심정은 우리의 심정이기도 하다. 올해의 감독은 이례적으로 공동 수상이다. 그동안 올해의 감독을 공동으로 꼽은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올해는 놀랍게도 정확히 똑같은 수의 지지가 나와 심사숙고 끝에 공동으로 선정했다. “김현석 감독의 뚜렷하고 독보적인 세계는 그동안 제대로 인정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김현수) “<아이 캔 스피크>는 김현석 감독이 쌓아온 내공과 대중적 감성이 제대로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이현경) 이에 대해 김현석 감독은 “다른 영화와 특별히 다른 마음으로 접근한 건 아니다. 그저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고 그걸 제대로 구현하는 것만을 목표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올해의 감독, 영화, 여자배우 등 여러 곳에서 호의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김현석 감독의 기억에 유달리 오래 남는 건 <스카우트>(2007)와 비슷한 지점이 있다는 평이었다. “김현석 영화 같아서 좋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아마 올해만 해도 훨씬 세련된 영화들이 많을 거다. 다만 우리 영화는 다소 투박해도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했다. 그 안에 진심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감사하다.” 김현석 감독은 현재 강제규 감독이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합류를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순 없지만 그리 머지않은 시간에 김현석다운 영화로 돌아오겠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