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라이징 스타⑥] 이유진 - 결함을 포함해, 인간을 연기한다
2018-01-22
글 : 장영엽 (편집장)
사진 : 오계옥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제) <청춘시대2>

“원래 낯을 많이 가리나요?” 배우 이유진에게 던진 첫 질문이다. 카메라 밖에서의 그는 고요하다. 자작랩과 춤을 선보이며 무대를 활보하던 <프로듀스 101> 연습생으로서의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긴장은 안 하지만 낯을 많이 가린다. 인터뷰할 때가 가장 쑥스러운 것 같다. 연기는 다른 사람이 되는 거지만 인터뷰는 사람 대 사람으로 진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거니까.” 그렇게 이유진은 외적으로 표출하는 에너지보다 내면에 담고 있는 것들이 더 많은 사람이다. 그런 그와 꼭 닮은 캐릭터를 우리는 올해 극장가에서 만날 예정이다. 소지섭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제)가 그 작품이다. 죽었던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남편과 아들 앞에 다시 나타난다는, 일본 작가 이치카와 다쿠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영화에서 이유진은 남편 우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 “숫기가 많이 없는 친구다. 체육특기생으로 운동이 자기 인생의 전부였던 친구인데, 그 친구가 좋아하는 이성이 생기며 고민하는 모습이 굉장히 귀여웠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재미없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에프엠’에 가까운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그때의 나와 우진이 많이 닮은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이유진에게 예술가라는 직업은 운명이었다. 미국 극작가 유진 오닐의 이름을 아들에게 물려준 부모님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그는 창작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 “몇년 전부터 곡을 쓰기 시작했는데, 내가 쓴 가사의 양이 다른 곡보다 월등히 많더라.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생각이 많고, 이걸 해소하고 싶어 한다는 걸 깨달았다. 어린 시절에도 <해리 포터> 시리즈의 5권을 기다리며 직접 5권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쓸 정도였다. (웃음)” 화가, 배우, 영화감독, 뮤지션, 작가. 그중에서도 배우라는 꿈이 명확해진 건 동국대학교 연극학부에 재학 중이던 22살 무렵이다. “학교 친구들과 밤새워 단편영화를 찍고 집에 가는데 해가 뜨더라. 너무 아름답고, 너무 행복했다. 행복하다는 감정을 100% 확신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길로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엄마, 나 배우를 해야 할 것 같아. 오늘 확신이 들었어.’”

배우로서의 이유진이 가진 결은 섬세하고 깊다. “내면에 결함이 있는 인물들에게 끌린다”라는 그의 말대로, 이유진이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작품은 <청춘시대2>의 트라우마와 강박증을 가진 청년, 호창이었다. “이제훈, 하정우 선배처럼 누구와도 같지 않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포부를 믿어보자.

“사람을 계속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배우다.” _<지금 만나러 갑니다>(가제) 이장훈 감독

배우 이유진이 노력으로도 얻을 수 없는 타고난 매력과 비상한 이해력을 겸비한 친구라며.

네이키드 오닐

이유진에게 음악은 연기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는 존재다. “연기는 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라야 한다면 음악은 스스로 하는 거니까.” 음악을 통해 벌거벗은(naked) 것처럼 꾸밈없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그는 ‘네이키드 오닐’(Naykid O’Neill)이라는 활동명으로 사운드 클라우드에 자작곡을 공개하고 있다. 최근 즐겨듣는 곡은 한국 뮤지션 디피알 라이브의 <Jasmine>.

영화 2018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제) 2017 <아빠는 딸> 2016 <비연> 2016 <두 남자> TV 2017 <청춘시대2> 2014~15 <닥터 프로스트> 2013 <불의 여신 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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