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⑨] <투어리즘> 미야자키 다이스케 감독 - 청춘 세대의 진담
2019-07-10
글 : 김성훈
사진 : 오계옥

<투어리즘>은 미야자키 다이스케 감독의 전작인 <야마토>(2016)와 떼어 놓고 얘기할 수 없다. 야마토는 일본 가나가와현에 위치한 미군 기지촌으로,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미국 시카고에서 돌아와 지금까지 줄곧 살고 있는 곳이다. <야마토>가 야마토에서 살고 있는 일본의 젊은 세대를 관찰해 카메라에 담았듯이, <투어리즘>은 이곳의 청춘들이 싱가포르로 여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 니나는 복권에 당첨돼 셰어하우스에서 함께 살고 있는 친구 수와 외국으로 나간다. 니나는 현재도, 미래도 별 볼 일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매일 살아갈 뿐이다. 그건 미야자키 다이스케 감독의 눈에 비친 야마토 지역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인상이다. “일본의 많은 젊은이들이 경제적으로 궁핍하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이 나라 전체 부의 90%를 차지하는 반면 미래를 짊어져야 할 사람은 고작 10%의 부만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불공평하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도, 싱가포르도, 미국도 현재 청춘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데 만족하고 있지 않나.”

카메라에 담긴 니나와 수의 여행은 홈비디오처럼 보인다. 그만큼 카메라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물을 사실적으로, 또 집요하게 담아낸다. “영화는 연출을 해서 공을 들여야 하는 반면,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동영상은 자연스럽게 찍지 않나. 평소 리얼리티와 허구의 경계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의 여행 경험이 이야기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싱가포르에 비가 많이 내린 탓에 휴대폰이 고장나 현재 위치를 몰라 헤맨 적이 있다. 어쨌거나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해외로 많이 나가보는 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투어리즘>을 시리즈로 준비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찍으려 하고 있다. 지금은 준비 단계다. 싱가포르에서 <투어리즘>을 찍을 때도 그랬지만, 찍을 국가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해 진행할 계획이다.” 미야자키 다이스케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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