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상상을 실현하는 재능, 엔하이픈 희승
2024-07-26
글 : 임수연
사진 : 백종헌

가장 오랜 연습생 기간을 거치며 동생들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했고 데뷔 당시 유일한 성인이었던 멤버. 능숙한 실력과 배려심 깊은 태도가 눈에 띄는 희승은 정규 2집 수록곡 <Highway 1009>를 직접 프로듀싱했다. 지난해 를 녹음할 당시 직접 녹음실에서 디렉팅에 나서는 등 이미 프로듀서의 자질을 보여줬던 그가 본격적으로 곡 작업에 참여한 것이다. 멤버 정원에 따르면 희승은 “절대음감에 박자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 디렉팅을 정확하게 주는” 프로듀서다. 동시에 팀 동료들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풀어줘야 하는 순간도 안다. 그래서인지 희승이 “이번 앨범이 엔하이픈의 터닝 포인트”라 설명한 대목이 유독 귀에 꽂혔다. 정규 2집 타이틀곡 <XO (Only If You Say Yes)>는 기존에 그룹이 보여줬던 뱀파이어 장르의 다크함을 떠올리기 어렵다. 데뷔 만 4년을 향해 달려가는 엔하이픈은 “데뷔 초엔 주어진 과제를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쪽에 가까웠다면 점점 경험이 쌓이고 곡 녹음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변화를 겪고 있다. 앨범 스토리텔링이나 콘서트 굿즈에 직접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현실 속 멤버들의 모습이 기반이 되어 기존 색깔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주고 싶었다. 엔하이픈의 스토리는 뱀파이어 서사이기도 하지만 실제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같은 맥락에서 희승이 직접 예로 든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엔하이픈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비유다. 현실의 톰 홀랜드와 마블 유니버스 속 스파이더맨 캐릭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반성장하는 모습은 평균 나이 만 16.7살에 데뷔해 이제 만 20.4살이 된 엔하이픈과 꽤 닮았다. 그리고 희승은 세계관의 실연자로서 “나 혼자 느끼는 감정과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를 계산하는 이성”의 괴리를 고민하는 영리함에 “망상이라 생각될 정도로 상상을 많이 하는” 예술가이기도 한 그는 “음악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들의 특징, 음절의 길이와 운율을 따로 공부”하는 성실함까지 갖춘 인재다. 옆에 있던 리더 정원이 먼저 나서서 한마디 거들었다. “같은 팀인데 이런 말 하기 부끄럽지만, 희승이 형은 천재다.” 언젠가 세계관의 실연(實演)을 넘어 ‘개척자’로 호명될 희승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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