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할리우드 뉴페이스 10] 험프리 보가트를 닮은 소녀의 재림
2010-11-11
글 : 장영엽 (편집장)
<윈터스 본>, 제니퍼 로렌스

제니퍼 로렌스는 2010년 현재 할리우드 평단이 가장 사랑하는 신인배우다. 이 문장이 의심스럽다면, 깐깐하기로 소문난 기자·평론가가 로렌스의 신작 <윈터스 본>(2010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지 보면 된다. “험프리 보가트가 17살의 소녀로 재탄생한 것 같다”(<보스턴 글로브>, 타이 버), “제니퍼 로렌스는 연기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그 파급력은 굉장하다.”(<롤링스톤>, 피터 트래버스), “결함없는 연기다. 로렌스는 <윈터스 본>을 보통 인디영화 이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뉴욕타임스>, A. O. 스콧). 이들이 입을 모아 찬사를 바치는 제니퍼 로렌스의 자질은 ‘캐릭터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이다. <윈터스 본>에서 그녀는 정신질환을 겪는 어머니와 두 동생을 돌보는 한편, 집을 담보로 보석금을 낸 뒤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17살 소녀가장 리 돌리를 연기한다. 장작을 패고 다람쥐의 가죽을 벗기는 오자크 지방 산골마을 소녀의 삶을 재현하려면 날것의 연기가 필수였겠지만, 전문가들이 치켜세우는 건 그보다도 “고통과 역겨움과 슬픔을 자유자재로 오갈 줄 아는” 로렌스의 감정 연기에 가까운 듯하다.

<윈터스 본>으로 비로소 할리우드 관계자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지만, 제니퍼 로렌스는 준비된 신인이다. 그녀는 기예르모 아리아가의 <버닝 플레인>(2008)에서 엄마(킴 베이싱어)의 불륜을 경고하기 위해 불을 지르다가 사고로 엄마를 잃는 10대 소녀 마리아나를 연기했다. 이 작품은 로렌스에게 그해 베니스영화제의 신인연기상을 안겨줬다. 그녀는 현재 조디 포스터-멜 깁슨의 딸로 출연한 블랙코미디 <비버>의 촬영을 마쳤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현장에서 새로운 미스틱 연기를 선보이는 중이다. 2012년 <하우스 엣 디 앤드 오브 스트리트>까지, 꽉 채워진 제니퍼 로렌스의 스케줄표가 의미하는 건 한 가지다.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할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스무살 아가씨의 야심만만한 목표가 순조롭게 실현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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