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 모레츠는 <킥애스: 영웅의 탄생>을 보지 못했다. 2005년작인 <아미티빌 호러>도 아직 못 봤다. R등급인 이 영화들은 부모가 동석하면 17살 이하도 볼 수 있지만 그녀의 부모는 허락하지 않았다. 심지어 <렛미인>마저 R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크로 모레츠는 어린 나이를 서러워하는 아이가 아니다. 이 소녀는 12살 때부터 어른을 격려하고, 때로는 다그치고, 욕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으로 관객을 경악시켰다. <500일의 썸머>의 레이첼은 오빠에게 미리 경고했다. “좀 예쁘장한 여자가 오빠 같은 괴짜라고 해서 영혼의 반려자가 된다는 법은 없어.” <킥애스…>의 힛걸은 인터넷으로 중계 중이던 처형장을 습격한 뒤, 카메라 밖에 외쳤다. “쇼는 끝났어. 이 X새끼들아!” 아역배우들은 종종 어른 흉내를 통해 귀여움을 뽐내지만, 크로 모레츠는 자신의 카리스마로 장면 자체를 장악해버렸다.
맷 리브스 감독의 <렛미인>은 크로 모레츠의 또 다른 성장을 목격할 수 있는 작품이 될 듯 보인다. <렛미인>의 애비는 아이의 몸으로 250년을 살아온 뱀파이어다. 그녀는 외모상 같은 또래로 보이는 소년 오웬과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크로 모레츠에게는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다층적인 작품”이었고, 그녀는 “처음으로 캐릭터와 씨름해야” 했다. 이미 평판은 자자하다. <타임>은 그녀의 연기에 대해 “정교하고 직관적인 연기다. 정말 아름답다”고 평했다. 물론 너무 일찍 할리우드의 이목을 빼앗은 소녀들의 미래는 걱정스럽다. 굳이 모델을 분류하자면, 린제이 로한과 내털리 포트먼이 있을 것이다. 크로 모레츠는 “아빠와 엄마가 나를 현실적인 사람으로 지켜주고 있다”는 말로 안심시킨다. 그리고 자신의 롤모델은 내털리 포트먼과 조디 포스터라고 말한다. 그녀는 현재 마틴 스코시즈의 <휴고 카브렛>을 촬영 중이고 그래픽 노블 <에밀리 더 스트레인지>의 영화화에 참여할 예정이며 <킥애스…>의 속편을 기다리고 있다. 크로 모레츠는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왕성한 에너지를 지닌 괴물소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