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조커를 뛰어넘는 악당 등장?
2012-05-22
글 : 이화정
<다크 나이트 라이즈>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크리스천 베일, 톰 하디, 조셉 고든 레빗, 앤 해서웨이 / 개봉예정 7월19일

-‘스포일러 포비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이번에도 깐깐한 보안으로 팬들은 죽을 맛이다.
=궁금증은 이제 극에 달했다. 급기야 <라이온 킹>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합성 패러디한 <더 라이온 킹 라이즈>까지 나왔다. 배트맨 사망설, 베인 라즈 알굴설 같은 루머도 끊이질 않는다. 열혈팬들은 조목조목 이유까지 대면서 이 가설을 입증해내고 만다. 그래도 놀란은 놀란이다. 아랑곳하지 않는단 말이다. “내 영화에 대해 말 못할 게 뭐가 있나”라는 말만 그럴듯하다. 놀란과 작업해온 음악감독 한스 짐머는 말한다. “인터넷 사용자들, 팬들의 의견을 다 수용하면서 어떻게 작업하나. 창작자가 작업을 하자면 프라이버시가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영화가 나오면 재밌게 볼 수 있다.”

-수척해진 브루스 웨인. 지팡이까지 짚고 나오는 건 예삿일이 아닌 듯한데.
=배트맨 역의 크리스천 베일의 말을 빌려보자. “나이 먹고 상처받고 최고가 아닐 수도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 배트맨은 현재 심적, 육체적으로 피폐한 상태다. 전편에서 조커와 하비덴트가 그를 못살게 군 것을 기억할 것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고담시에서 사라졌던 게 <다크 나이트>에서 보여준 배트맨의 마지막 모습이다. 게다가 이번엔 무자비하기로 악명이 자자한 악당 베인을 상대해야 한다. 관객은 베인이 배트맨의 척추를 부러뜨리는 끔찍한 장면을 참아내야 한다. 고담을 위협하는 어두운 그림자가 배트맨을 고담시로 불러들인다.

-새로운 악당인 베인이 이번 시리즈의 핵이다. 과연 베인은 전설이 된 악당 조커에 필적할 수 있을까.
=베인에 관해선 벼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 놀란의 베인이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 앤 로빈>(1997)에서 멍청한 근육질로 추락한 데 대한 설욕전이 될 거라는 기대다. 놀란이 설명하는 베인은 ‘육체적 강인함과 절대적 악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조커가 심리전에 능했다면 베인은 육중한 거구로 배트맨과 맞짱 떠도 밀리지 않을 힘을 지녔다. 조커가 혼돈과 파괴의 지배자였다면 베인은 지략의 소유자다. 지략가로 군 조직을 구성해 꼼꼼하고 계산적으로 악을 실현, 고담시를 통째로 날려버리려 한다.

-도통 알아듣기 힘든 베인의 목소리 때문에 그의 지략이 통할지 모르겠다.
=마스크 쓴 베인의 목소리는 조커의 말보다 더 알아듣기 힘들었다. 원성이 높자 놀란도 입을 열었다. “막상 영화를 보면 집중할 수 있을 거다.” 베인 역의 톰 하디도 나섰다. “베인이 중얼거린다고 너무 걱정 마라. 영화가 진행되면 곧 자리를 잡을 거다.” 어쨌든 사운드 믹싱에 신경을 쓴 건 확실해 보인다. 새롭게 공개된 예고편의 베인의 목소리는 수정보다 깨끗하다. 목소리 파문만큼은 이제 신경 안 써도 되겠다.

-<인셉션>의 주역들까지 가세했다. 새로운 사단, 진영이 궁금하다.
=<배트맨> 시리즈에 첫 진입한 배우들. 베인 역의 톰 하디에게 놀란이 가장 먼저 물은 말은 “영화 내내 마스크를 쓰고 할 자신있냐?” 톰은 말한다. “놀란 감독의 제안이다. 종이봉투를 쓰라고 해도 했을 거다.” 앤 해서웨이에게 캣우먼을 제안하고 나서 놀란이 가장 먼저 한 말은 “<인셉션>에서 조셉 고든 레빗이 무중력 신을 위해 두달간 훈련했다”였다고. 해서웨이는 그길로 5분 전에 나온 헬스장으로 갔다고 한다. 캣우먼 역할을 하는 동안 몸 자체가 바뀌었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조셉 고든 레빗은 베인이 풀어준 범죄자들 때문에 카오스에 직면한 고담시를 위해 발벗고 나선 강직한 경찰 존 블레이크로 분한다. 그가 또 다른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설도 팽배하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어둡고 비관적이지만 않은 건 마리온 코티아르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연기하는 미란다 테이트는 배트맨과 멜로 라인을 형성해 극에 활기를 더한다. 놀란은 말한다. “그녀는 브루스가 일상적인 삶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희망을 대변한다”라고.

아이맥스의 압도적 스케일!

<맨 인 블랙3>를 연출한 배리 소넨필드가 말했다. “아예 크지 않으면 집에서 본다.” 2012년 현재 블록버스터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아이맥스다. <맨 인 블랙3>를 비롯해 <어벤져스> <다크 섀도우> <프로메테우스> 모두 아이맥스 상영을 한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아이맥스는 관객을 극장으로 이끄는 보증수표다. 요금이 일반 상영관보다 30%나 비싸도 관객은 아이맥스 상영관을 찾는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그중 최고다. 아이맥스 영상만 전체 상영시간 중 무려 1시간에 달한다(<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예상 상영시간은 2시간40분이다).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긴 아이맥스 상영 분량이다. 뿐만 아니다. 다른 블록버스터들이 아이맥스로 컨버팅 작업을 한 거라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는 유일한 작품이다. 사실 아이맥스 카메라 촬영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일단 소음이 심하고, 액션장면을 찍으면 더빙을 해야 했다. 게다가 90파운드나 되는 무게도 취약점이었다. 핸드헬드는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할리우드가 이렇게 많은 스탭과 장비를 가지고도 아이맥스 촬영이 힘들다는 말은 어불성설처럼 들리지만 그게 현실이다”라고 말한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아이맥스 촬영은 해저와 우주공간 촬영 용도의 카메라를 사용했다. “누구도 우리가 그 카메라로 영화를 찍을 거란 생각은 못했다.” 이 역사적 체험에 대한 기대는 벌써 포화상태다. 7월20일 미국 개봉에 앞서 19일 자정에 열리는 아이맥스 상영은 표가 동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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