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탭들이 배우들 앞에서 시나리오를 숨겨버렸다”
2012-06-12
글·사진 : 이화정
<라이크 섬원 인 러브> 오쿠노 다다시, 다카나시 린 인터뷰
오쿠노 다다시와 다카나시 린(왼쪽부터).

<사랑을 카피하다>에서 오페라 가수 윌리엄 쉬멜을 발탁한 키아로스타미였다. <라이크 섬원 인 러브>에서 노교수와 에스코트걸을 연기한 두 배우 역시 경력보다는 키아로스타미의 안목이 반영된 캐스팅이었다. 키아로스타미가 처음 배우들을 결정했을 때 프로듀서가 “이런 캐스팅으로는 아무도 투자하지 않을 거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시나리오를 주지 않는다고 들었다.
=오쿠노 다다시_이런 건 처음이었다. 내 캐릭터가 어떤 성격, 어떤 환경의 인물이며 가족구성이 어떤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연기를 한다. 대본이 언제 나오냐고 물으면 대본은 없다고 하더라. 신기했다. 놀랄 땐 진짜 놀라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니 늘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다카나시 린_촬영 전에 전혀 들은 것 없이 어떤 작품인지도 모르고 갔다. 아무것도 모르니 준비할 것도 없었고, 모두 촬영하면서 알아가야 했다. 캐릭터를 만들지 말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연기하도록 하라더라.

-두 배우 모두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오쿠노 다다시_일본에서도 알려져 있지 않다. (웃음) 어릴 때 우연히 극단에서 아역 연기를 했고, 이후 전쟁이 끝난 뒤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어느 극단에도 소속되지 않는 배우양성소를 만든다는 기사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달리 할 일이 없어서 선택했다고나 할까. (웃음)
다카나시 린_일본에선 주로 TV드라마 CF 등의 활동을 했는데, 계속 영화가 하고 싶었다. TV와 영화의 차이가 아니라 일본 작품은 대개 시간에 쫓겨 작업하게 된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처럼 롱테이크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다.

-차기작은.
=오쿠노 다다시_없다. 이제 은퇴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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