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2013-06-11
글 : 장영엽 (편집장)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델의 삶-1&2> 기자회견
<아델의 삶-1&2>

황금종려상 시상 및 수상 소감

심사위원장 스티븐 스필버그 캐스팅이 3%만 잘못 되었더라도, 지금과 같은 영화는 나오지 않았을 거다. 우리 심사위원 모두는 세명의 아티스트를 무대에 함께 초대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나는 이 상을 <아델의 삶-1&2>를 찍으며 만난 위대한 프랑스 젊은이들에게 바치고 싶다. 그들은 내게 자유의 기운을 북돋워줬다.

배우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이 영화는 보편적인 러브 스토리다. 사랑하는 사람이 여자라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영화가 모두에게 관용을 보여줄 수 있었다면, 나는 만족한다.

배우 레아 세이두 우리가 함께 표현하려 했던 건 우리 사이에 존재했던 사랑이었다. 물론, 우리의 유머도.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영화제 중반에 공개된 뒤 전세계 언론들의 고른 지지를 이끌어낸 <아델의 삶-1&2>가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 영화제의 심사위원단은 튀니지계 프랑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와 더불어 프랑스 여배우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레아 세이두에게 황금종려상을 공동수상해 시상식의 분위기를 돋웠다. “심장이 무언가를 그리워한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교실에서 피에르 드 마리보의 소설 <마리안느의 인생>을 읽던 열일곱살 아델(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은, 파란 머리의 엠마(레아 세이두)를 만난 뒤 소설 속 마리안느의 감정을 이해하게 된다. 한 소녀가 성장하며 겪는 설렘과 상실의 감정을 보는 이들의 마음속에 이식하는 데 성공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과 두 주연배우의 인터뷰를 전한다.

-학생들이 마리보의 책 <마리안느의 인생>을 읽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압델라티프 케시시_마리보의 작품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마리안느의 인생>은 이 영화의 중요한 참고자료였다. 나는 오랫동안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마리보가 <마리안느의 인생>에서 아름답게 묘사한 이 과정을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로 구현하게 됐다.

-이 영화엔 클로즈업 장면이 많다. 이건 당신의 전작들을 아우르는 특징이기도 한데, 클로즈업 신을 통해 어떤 영화적 효과를 얻고 싶었나.
=압델라티프 케시시_나는 클로즈업 장면을 의도적으로 많이 찍는 게 아니다. 그저 영화를 만들 때 매 순간 특정 장면에 적합한 프레임이 무엇인지를 사진가의 마음으로 선택할 뿐이다. 나는 클로즈업 장면을 주로 롱 렌즈로 찍는 편이다. 배우들이 불편해하기 때문에, 그들 가까이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걸 원치 않는다. 클로즈업은 아주 작은 움직임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기에 알맞다. 그게 내가 클로즈업을 사랑하는 이유다.

-이 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말해달라.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_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작업했다. 클로즈업이 들어오는지 안 들어오는지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다. 그건 우리 사이에 깊은 신뢰가 쌓였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레아 세이두_나는 카메라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난 매우 수줍은 사람이라, 말할 때도 얼굴이 빨개지는 편이다. (웃음)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데 늘 어려움을 겪는데, 이 영화를 통해 그걸 극복했다.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조차 몰랐거든. (웃음)

-어떻게 그렇게 섹스장면을 관습적이지 않고 친밀하며 다정다감하게 찍어낼 수 있었나.
=압델라티프 케시시_관능적으로 묘사하는 건 오히려 식사하는 장면을 찍을 때가 더 어렵더라. 물론 섹스 신 연출도 쉬운 건 아니었지만, 나는 이미 배우들의 조각 같은 몸과 빛,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거든. 이러한 요소들이 우리가 관능성을 한층 수월하게 표현해낼 수 있도록 도왔다.

-제목이 <아델의 삶-1&2>다. 속편의 가능성도 있나.
=압델라티프 케시시_<게임 오브 러브>부터 <찬스>까지, 내 캐릭터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이 참 힘들었다. 이번 작품을 마치고 난 뒤에도 아델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되더라. 마리안느에 대한 마리보의 작품도 끝나지 않았잖나. 여전히 많은 일들이 내 캐릭터의 삶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아델에 대한 새로운 챕터를 쓰기 시작했다. 이것이 결과물로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생각을 계속 밀어붙이는 게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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