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연기자가 되는 몇 가지 방법
2014-01-28
글 : 이주현
사진 : 백종헌
이재윤

영화 <관능의 법칙>(2014) <회사원>(2012)

드라마 <황금 무지개>(2013) <무정도시>(2013) <야왕>(2013) <유령>(2012) <오늘만 같아라>(2011) <내 사랑 내 곁에>(2011) <폭풍의 연인>(2010)

만능 스포츠맨 유학생. 이재윤의 데뷔 초 이미지는 그랬다. 초등학생 때 캐나다 토론토로 건너가 스무살 때 한국으로 돌아온 이재윤은 실제로 고등학생 시절 100m를 10초 후반에 주파한 육상선수였다. 육상뿐 아니라 농구, 배구, 수영 등에도 능했다. 그의 탄탄한 몸은 하루아침에 완성된 게 아니란 얘기다. 마찬가지로 이재윤이 배우가 된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토론토에서 열린 배우, 모델, 가수 모집 공개 오디션에 지원한 것은 “호기심”에서 비롯된 일이었지만, 그 호기심은 곧 “꿈이 됐고 직업이 됐다”. 런웨이에 서고, 연예프로그램에서 리포터로 활동하고, 부활의 객원 래퍼로 활동한 것도 모두 “배우가 되기 위해 경험”한 일들이다.

드라마 <폭풍의 언덕> <내 사랑 내 곁에>에서 주연을 맡으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 이재윤은 2013년 세편의 드라마와 한편의 영화를 만나면서 배우로서의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드라마 <야왕> <무정도시>, 현재 방송 중인 <황금 무지개>에서 이재윤은 거친 인생을 헤쳐가는 듬직한 남자로 등장했다. <무정도시>를 끝내고 찍은 <관능의 법칙>에서도 그 남자다움과 듬직함은 계속된다. 그러나 이번엔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하는 연하남”이다. 40대 여성의 성과 사랑 얘기를 그린 <관능의 법칙>에서 엄정화의 상대역 황현승으로 출연하는 이재윤은 이 영화로 생애 첫 베드신도 경험했다. “노출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 이름이 적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기쁨은 더없이 컸다. 드라마의 속도전에 익숙했던 그는 선배들과의 협업, 영화 현장의 여유를 통해 “편하게 연기하는 법”도 배웠다. <관능의 법칙>을 준비하면서 “관능이 뭘까”부터 골몰했고 “베드신이 나오는 영화와 로맨틱 코미디를 공부 삼아 모조리 찾아봤다”는 이재윤. 얘길 듣고 보니 이 배우, 결코 스스로를 ‘편하게’ 내버려두는 배우는 아닌 것 같다. 연기가 제일 쉬웠다고 말하지 않고 “연기가 늘 어렵다”고 말하는 이재윤은 듬직했다.

Q&A

1. 첫 촬영의 기억은? 2. 앞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감독을 꼽는다면? 3. 뺏어오고 싶은 캐릭터는? 4. 가상 수상 소감. 5. 20년 뒤 오늘 당신은 무얼 하고 있을까?

1. 드라마 <행복합니다> 오디션을 촬영장에서 봤다. 파티 장면이었고, 4명의 배우가 주인공과 한 테이블에 서서 칵테일 들고 얘기하는 장면이었다. 감독님이 그중 한명을 캐스팅했는데, 운 좋게 내가 캐스팅됐다. 2.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이 네 감독님 영화는 다 찾아봤을 정도로 팬이다. 3.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 선배님이 했던 선우 역할. 4. “제게 꿈이 있었다면 TV와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거였습니다.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꿈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제겐 꿈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 5. 51살. 연기하고 있을 것 같다. 가정도 꾸렸을 테고. 자식은 두세명쯤? 그때가 되면 20, 30대의 활활 타오르는 열정과는 다른 여유가 생겼을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이 자리에서 20년 확 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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