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BIFAN에서 만난 사람들⑪] <대관람차> 백재호·이희섭 감독 & 배우 강두
2018-07-25
글 : 김현수
사진 : 박종덕 (객원기자)
멀리 내다보며 쉬어가기
배우 강두와 이희섭, 백재호 감독(왼쪽부터).

회사 출장지 오사카에서 사라진 직장 동료를 찾아 헤매던 남자 우주(강두)의 삶은 갑갑하다. <대관람차>는 낯선 곳에서 며칠을 머무르던 우주가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고 삶의 활력을 찾아주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안팎으로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를 되짚는 시도를 하는 백재호·이희섭 공동감독 그리고 배우 강두를 만나 영화의 제작과정에 대해 물었다.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 영화 <대관람차>는 어떤 기획에서 시작됐나.

=백재호_ 극단 선배인 지대한 배우의 절친 이종언 프로듀서는 일본을 오가며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해온 분인데, 어느 날 오사카 배경의 음악영화를 만들어보지 않겠느냐고 연락해왔다. 직접 시나리오도 써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오사카 답사를 하면서 지금의 시나리오를 썼다.

=강두_ 나 역시 지대한 배우에게 어느 날 정말 뜬금없이 전화를 받았다. 시나리오 보낼 테니까 한번 보라고. (웃음) 지대한 배우는 우주가 찾아나서는 직장 선배 대정 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백재호 감독과 이희섭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았다.

이희섭_ 우리는 서로 코드도 안 맞고 참 다른데, 그래서 지금까지 함께 작업하는 것 같다. 백 감독이 각본과 배우 디렉팅 위주의 연출을 하고 나는 촬영감독을 겸하며 미장센과 콘티쪽을 맡는 식으로 작업했다.

-주인공 우주는 자신의 삶을 주도해나가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면을 지닌 답답한 인물이다.

강두_ 나는 캐스팅되고 나서 역할 비중이 40%에서 90%로 늘어났다. (웃음) 나는 우주처럼 마냥 착하고 순진하지만도 않다. 이번 영화에서는 섬세한 디테일 혹은 평범한 모습을 표현하는 데 도전하고 싶었다.

백재호_ 간단히 말해 사람이 멋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연기 주문을 했다.

강두_ 우주를 연기하면서 두분 감독님을 레퍼런스 삼아 연기했다. (좌중 폭소) 아니 진심이다. 감독님들의 디테일을 많이 참고했다. 아니 어떻게 오사카에 촬영하러 가면서 일본어를 한마디도 모를 수가 있지? (웃음)

-백재호 감독의 전작 <그들이 죽었다>(2014)를 본 관객이라면 두 영화가 자연스럽게 오버랩될 것 같다.

백재호_ 맞다. <그들이 죽었다>의 주인공이 일본으로 간다면 우주처럼 되지 않을까 상상했고, 그가 노인이 되면 극중 공원을 배회하는 할아버지처럼 지구에 떨어질 운석을 걱정하는 모습일 것 같았다. 나의 평소 고민이 자연스럽게 투영된 셈이다.

이희섭_ ‘대관람차’를 타면 느낄 수 있는 경험처럼 모든 사람들이 보이는 것만 보지 말았으면 했다. 까마득한 아래에 보이는 티끌 같은 사람도 살피고, 한번쯤은 자기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멀리 있는 것도 내다보며 쉬어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영화에 담았다.

-<대관람차>는 8월에 국내 개봉예정이다. 개봉 이후 차기작 계획은 세웠나.

강두_ 8월에 드라마, 9월에 영화 한편이 계획되어 있고, 올해 초에 많이 놀아서 연말에는 바쁘게 활동할 생각이다. 8월 개봉 즈음에는 <대관람차> 관련 공연도 할 예정이다.

백재호_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연출한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2016) 제작진과 만들고 있다.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 내려가서 그분이 하려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이희섭_ 다큐멘터리 <나는 집사>를 촬영 중이다. 춘천 지역의 노인들만 사는 동네를 배경으로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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