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04 충무로 파워 50 - [6] 41위~50위
2004-05-04
글 : 이영진

41 오지철ㅣ문화관광부 차관

01 31위 · 03 37위

이창동 장관의 키스톤 콤비. 2002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 7년 동안 파워50에 랭크된 ‘문화예술 행정’의 달인. “안목과 능력을 겸비한 보기 드문 관료”인 그는 외형적 성장에 비례하는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과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재 10여개 수준인 예술영화전용관이 100여개 수준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안인 통합전산망의 조속한 해결과 2006년 완전개방이 예정된 극장애니메이션에 대한 준비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 전국 89개 군 단위 지역 중에서 극장이 있는 곳이 단 5개뿐이더라. 상영회 등의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42 오기민ㅣ마술피리 대표

02 46위

“한국 대중영화의 프론티어”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를 ‘부침’(浮沈)으로 기억했다. “영화자본이 위축되고 불안했던 분위기에서 잘 만들고 괜찮은 영화들이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시장이 다양하게 확대된 것”이라는 소감은 그가 대체로 한국영화를 거시적으로 대하는 점을 반영한다. 시나리오 기획개발팀을 내부에 꾸리는 마술피리 시스템의 보완과 <연인> <영화감독이 되는 법> 〈TBC 가족 여러분> 등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하이틴이 아닌 로틴. 고등학생이 아닌 중학생”이라며 ‘소녀’물에도 여전한 관심을 보이고 기획 중이다.

그래서 · “공포영화는 분명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당장 진행 중인 시나리오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공포영화의 지평을 넓히는 차원에서 접근할 생각이다.”

43 석동준ㅣCJ엔터테인먼트 한국영화 1팀장

03 46위

지난해 12월 CJ의 한국영화 투자, 제작을 책임지던 실무자에서 자체 제작을 전담하는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무실도 강남에 따로 차려놓은 상태. 그에게 지난 한해는 “꿈같은 시간”이었다. 투자했던 <살인의 추억>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이 놀라운 흥행을 기록한 데 이어 자체 제작한 <위대한 유산>이 전국 210만명을 넘는 놀라운(?) 성적을 낳았기 때문. <위대한 유산>의 성공은 자체 제작팀 독립으로 이어졌고 현재 그는 “투자 모드에서 제작 모드로 옮겨가며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그래서 · “올해 안에 이현승 감독의 <마녀 김추자>(가제)를 제작할 예정이고 김응수 감독의 <내 생애 최악의 남자>라는 작품도 준비 중이다. <태풍>은 공동제작으로 참여한 상황. 내년엔 자체 제작을 2∼3편으로 늘리도록 하겠다.”

44 김혜준ㅣ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

01 28위 · 02 42위 · 03 31위

정책분야 종사자들의 순위는 흥미롭다. 한국영화가 잘 굴러가면 하락한다. 반대로 위기론이 퍼지면 껑충 뛴다. 9년 내내 파워50에 이름을 올린 김혜준 국장. 지난해보다 순위가 많이 떨어졌다고 했더니 “다행이고, 좋은 일”이라고 웃는다. 영진위의 안살림을 맡게 된 지 1년여. 중책을 맡게 되면서 “촌철살인의 날카로움은 다소 무뎌진 듯”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전문성, 근면성, 설득력”이라는 촌평이 지배적이다. 예술영화전용관, 미디어센터 등 문화다양성을 위한 2기 영진위의 정책들을 현실화하는 데 지난 1년을 고스란히 쏟아부었다.

그래서 · “올해부터 방송용 영화제작 지원안 등을 새로 만들었는데 아직 방송쪽에서 반응이 없다. 짝사랑인 셈이다. 영화-방송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탤까 한다. 매어 있다보니 현장에서 멀어지는 것 아닌가 두렵기도 하다. 젊은 영화인들과의 만남을 늘리려고 노력 중이다.”

45 권상우ㅣ배우

첫 진입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단숨에 주가를 올린 배우 권상우는 지난해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상반된 두 이미지를 보여줘 모두 성공했다. 무엇보다 영화를 통해서는 미래를 향해 묻어둔 배우로서의 큰 욕심을 드러냈고 드라마를 통해서는 대중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았으니 이보다 더 순항일 수 없겠다. 그 파급력으로 올해 파워50 순위에 첫 진입한 그는 요즘 TV-CF에서 1분 간격으로 얼굴을 내밀며 대중 스타로서 최고가를 몸소 확인하는 중이다. “여자들은 그의 외모에 환호하고, 또 그의 몸매에 한숨 쉰다”는 평가처럼 그는 시작부터 강력한 비주얼로 승부수를 던졌던 만큼 불안정한 면도 없지 않다. 하지원과 함께 촬영 중인 <신부수업>도 그 때문에 관심이 쏠린다.

46 이승재ㅣLJ필름 대표

첫 진입

외형상, 이 대표는 김기덕 감독과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왔다는 것말고 눈에 드러나는 행보가 없었다. 정작 김기덕 감독이 ‘세계적 브랜드’로 뜬 뒤에는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처음으로 순위에 진입한 건 드러나지 않게 꾸준히 해온 투자 때문일 것이다. “영화를 그때그때 닥쳐서 만들었다기보다 예컨대 김기덕 감독과 전략적으로 결합해서 일을 했고 가시적 성과를 냈다. 이런 방식으로 꾸준히 만나온 감독이 10명쯤 된다. 중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서 전략적으로 움직여왔고 이제 그 성과가 나올 때다.” 아닌 게 아니라 5월 중에 촬영에 들어가는 변혁 감독의 <주홍글씨>를 시작으로 투자와 배우가 확정돼 올해 안에 크랭크인에 들어갈 작품이 다섯편이다. 조용히 준비해온 그의 미래가 야심차다.

그래서 · “내년부터는 매년 3편 정도의 작품을 꾸준히 내놓을 것이다. 자본 등 회사 규모도 머지않아 2∼3배 정도로 키울 예정이다.”

47 안성기ㅣ영화배우

01 27위 · 02 40위

“모두가 그를 사랑하므로 그것이 그의 가장 큰 힘”이라는 어느 영화인의 말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배우 중의 배우’. “<실미도> 덕에 기쁘고 의미있는 한해를 보냈다. 마찬가지로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반응을 기다린다”며 그는 과거와 현재를 간명하게 요약했다. 스크린쿼터 문제는 영화계의 지속적인 노력에 동참했을 따름이라고 자세를 낮춘다. <실미도> 관련해서 일본에 갔던 일을 묻자, “80년대 중반부터 일본을 다녔는데 당시 ‘일본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불편하게 다니고 싶다’라고 했었는데 이번에 좋은 뜻의 시장확대나 문화교류가 기대되어 기쁘다”라고 답했다. 개인으로는 좋은 영화배우, 크게는 영화계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는 두 배역을 변함없이 맡고 있다.

그래서 · “쿼터문제에 동참하면서 수없이 세미나를 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가장 기뻤던 건 어느 단체나 분야보다도 영화계가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48 심광현ㅣ영상원 원장

01 25위 · 03 47위

지난 1년간 노무현 정부의 문화정책을 막후에서 조율한 인물. 현재 그가 맡고 있는 일은 향후 문화정책 변화의 핵심이 되는 ‘문화비전’이라는 3천쪽의 보고서를 정리하는 작업. 이 보고서는 오는 5월 공표될 예정이다. 그는 축구로 비하자면 문광부의 ‘섀도 스트라이커’. “한국 영화정책의 컴퓨터가 바이러스로 다 날아가도 그의 머릿속을 뒤지면 복구가 가능할 것”이라는 한 영화인의 말처럼 문화정책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그가 있다. “영상미디어센터, 영상문화교육, 영상산업의 발전 보완”과 함께 학교에서는 “영상산업 내의 산학협동 같은 부분을 마련해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 “산학협동은 80년대 이공계에서 학교와 현장을 묶는 개념으로 도출된 것이다. 영상산업도 이제는 콘텐츠리소스센터를 채널로 해서 적절한 형태의 연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49 정태성ㅣ쇼박스 본부장

첫 진입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을 아시아영화 최대 프리마켓으로 끌어올린 1등 공신. 4개 국어를 구사하는 빼어난 외국어 실력을 갖고 있으며 비즈니스맨이라는 수사가 따라붙는다. 부산영화제 해외 업무를 도맡았던 그는 <마지막 늑대> 제작자로 나서기도. 지난해 8월부터 그동안 진력했던 PPP 수석운영위원직을 뒤로 하고, 투자배급사 쇼박스의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다소 이르지만, 비즈니스 마인드에 문화적 안목도 갖추고 있어 “쇼박스가 향후 1, 2위를 다투는 투자·배급사로 도약할 경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서 · “배급 일은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거다. 쇼박스가 메이저 배급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으면 한다. 일하다보니 백두대간, 부산영화제에서 익혔던 노하우가 도움이 되더라. 이광모 감독과 김동호 위원장에게 배운 게 많았다는 생각도 들고.”

50 박광수ㅣ감독 ·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첫 진입

5년 전 28위에서 올해 50위로 복귀한 그에게 영상위원장으로 처음 파워50에 진입했다고 말하자 “나를 왜 위원장이라고 부르지. 위원장은 무슨… 그 전에 감독이지”라고 호쾌하게 답변했다. 가장 기뻤던 일은 “당연히 <여섯개의 시선> 작업, 16mm로 작업하려다 35mm로 갔고, 그랬던 작은 영화가 상영을 통해 좋은 호응을 얻었던 성과”와 “영상위로 보자면 BIFCOM이 굉장히 잘 치러진 부분”이라고 밝혔다. “해외 관계만 내가 보완하면, 부산 영상위는 이미 훌륭한 인력과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라고 낙관했다. 가을이면 오랫동안 준비한 <방아쇠>가 아닌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신작을 아이필름에서 연출할 예정이다.

그래서 · “시네포트 부산을 구축하는 장기적인 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올해도 부산영화제 기간에 BIFCOM을 치르는 일은 중요하다. 그리고는 가을에 열심히 영화를 찍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