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타이틀]
박창선의 애니산책 <지브리가 가득 스페셜 쇼트스트>
2005-12-12
글 : 박창선
우리가 보지 못했던 지브리
뮤직 비디오

지브리 스튜디오는 우리에게 장편 애니메이션을 주로 제작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브리도 보통 애니메이션 제작사처럼 타 회사 작품을 하청 받기도 하고, 단편 애니메이션 및 광고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일본에 살고 있지 않은 다음에는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이번에 출시된 <지브리가 가득 컬렉션 스페셜 쇼트 쇼트>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 같다. 이 DVD에는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된 단편 애니메이션과 프로모션용 애니메이션, 광고용 애니메이션을 모아 총 20개의 작품, 52가지 버전이 총망라 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인기 듀오 CHAGE&ASKA의 <On Your Mark> 프로모션 필름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콘티 및 감독을 맡은 이 영상은 1995년 개봉된 <귀를 기울이면>과 함께 일본 극장에서 상영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중에서 최초로 CG 영상을 사용했으며 당시엔 드물었던 돌비 디지털 5.1로 제작되어 AV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때는 5.1 채널 환경 구현이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On Your Mark>의 5.1 채널 사운드는 충격 그 자체였다. 후반부에 영상이 반복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것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다양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희망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16:9 아나몰픽 와이드스크린 수록)

워낙 많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 짧은 지면을 통해 전부 소개하긴 힘들지만 <하우스 식품의 ‘집에서 먹어요’ 시리즈 광고>와 <포터블 공항>, <space station No.9>, <하늘을 나는 도시계획>이 눈길을 끈다.

하우스 식품 광고
<포터블 공항>

<하우스 식품 광고>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으로 일본의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여 일본인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가정의 소중함을 점차 잊어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집에서 같이 밥을 먹는다는 단순한 소재를 이용해 교훈을 주고 있다. 여름, 겨울 두 가지 버전이 있으며 보고 있으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지브리는 역시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상을 만드는데 일각연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포터블 공항>에서 <하늘을 나는 도시계획>으로 이어지는 3편의 작품은 지브리의 SF 3부작 뮤직 클립이다. 1탄인 <포터블 공항>은 안노 히데아키의 실사영화 <큐티 하니>와 동시 개봉을 했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지브리 작품과 매우 다른 세계관과 그림이기 때문에 신선한 느낌이다.

니혼TV 40주년 기념 CF
단편 <하늘색 씨앗>

<쇼트 쇼트>는 우리가 알고 있던 지브리 작품과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장편 애니메이션에만 열광하던 우리가 이 DVD를 통해 다른 면을 보게 된다면 성공인 것이다. 지브리에는 미야자키 하야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모세 요시유키, 타나베 오사무 같은 능력있는 연출가, 감독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쇼트 쇼트>에는 우리에게 <귀를 기울이면>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故 곤도 요시후미의 작품들이 여럿 수록되어 있다. 수십 초 내외의 짧은 작품들이지만 가장 지브리다운 것들이다. 특히 그는 모든 지브리 컬렉션 DVD의 오프닝인 메이가 걸어오는 장면의 연출을 맡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작품들 외에 부가영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그린 <On You Mark 라이카릴> 영상과 <space station No.9>, <하늘을 나는 도시계획>의 숏 버전이 들어있다. 그 외 <지브리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완성될 때까지>라는 특별 대담영상과 <“도레도레의 노래”가 광고에서 뛰쳐나오다>라는 영상이 있다. 그리고 이스터에그로 지브리 장편 애니메이션의 선전영상이 연도별로 수록되어 있다.

지브리 컬렉션 오프닝 장면
제작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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