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식구파의 메인 사업이었던 낙원호텔, 그중 집무실의 보스 자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시대가 변했지만 여전히 위용 있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자리에 왜 아무도 앉고 싶어 하지 않을까. 그 이유를 제대로 설득하고자 했다.” 라희찬 감독의 <보스>(가제)에선 용두시의 최대 조직 식구파 조직원들이 차기 보스 자리를 두고 경합한다. 리더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순태(조우진)는 셰프로서 중국집 미미루를 계속 잘 운영하고 싶고, 강표(정경호)는 탱고를 추며 삶을 열정으로 채우고 싶다. 그들 곁엔 보스가 되고 싶어도 동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판호(박지환)가 이를 갈고 있다. <바르게 살자> <Mr. 아이돌>을 연출한 라희찬 감독은 2018년,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로부터 <보스> 기획을 건네받았다. “‘보스가 되길 원치 않는 조폭들’이라는 컨셉에 웃음이 나오더라. <원스 어 갱스터>를 원작으로 하지만 해당 컨셉 외에는 대부분 각색됐다.” <보스>가 코미디 장르임에도 라희찬 감독은 단순히 “관객을 웃길 목적으로 작품에 접근하지 않았다”. “코미디에서 중요한 건 관객을 놀래키는 것이다. 깜짝 놀란 뒤 찾아오는 웃음, 눈물 등의 감정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발견하려고 했다. 조직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딜레마를 느끼는 인물들을 우스꽝스럽지 않게 보여주며 긴장감을 유지해야 결과적으로 배우들의 코미디가 통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 <대부> <흑사회>, 드라마 <소프라노스>를 참고하며 라희찬 감독은 “낙원호텔의 쇠락, 미미루의 부흥을 한눈에 보여주면서 시대의 변화를 체감케 하고 그에 따른 인물들의 동기와 감정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다. 본래 요리를 할 줄 몰랐던 조우진 배우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출연한 여경래 셰프로부터 몇달간 훈련을 받았다. 정경호 배우 또한 두세달간 탱고를 배우며 “탱고를 정말 잘 추고 싶어 하는 강표의 열망”을 표현했다. 그 밖에 박지환 배우가 “<넘버 3>의 조필(송강호)이 떠오르는 유니크한 조폭의 면모”를 묘사하고, 이규형 배우가 “태규가 지닌 진지한 허당으로서의 매력”을 흥미롭게 보여줄 예정이다. 전형성을 벗어난 식구파 조직원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보스>(가제)
<보스>(가제)의 이 장면 “<보스>는 공감되는 코미디다. 단순한 조폭물이라기보다는 소시민이 지닌 딜레마에 관해 공감되는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다. 캐릭터마다 다른 컬러의 매력을 갖고 있고, 액션에도 감정적인 부분들이 반영되어 있다. 이를 잘 살린 배우들이 연기적으로 격돌하는 장면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