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격돌! 12월부터 설까지 겨울영화 60편 [9] - 1월
2002-12-06

캐치 미 이프 유 캔

한마디로 말해봐! 쫓기는 디카프리오, 쫓는 톰 행크스, 잡을 테면 잡아봐!

“이 영화는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아버지-아들의 딜레마를 다루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따르면 스필버그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로 접근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젊은 사기꾼과 그를 쫓는 FBI 수사관의 이야기가 어떻게 바뀌어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프랭크 애버네일이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애버네일은 의사, 변호사, 비행기 조종사 등 여러 가지 직업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천재적인 거짓말쟁이. 톰 행크스는 그를 쫓는 FBI 수사관으로 출연한다. 스필버그는 드림웍스에서 개발한 이 프로젝트에 뒤늦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어 버빈스키, 데이비드 핀처, 라세 할스트롬 등이 연출하려다 무산된 뒤 스필버그는 시나리오를 여름 별장으로 갖고 가서 놀러온 아내 친구의 딸인 10대인 소녀들에게 낭독시켰다고 한다. 이야기는 흥미를 끌었고 스필버그는 프로듀서인 월터 파크스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연출하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제임스 갠돌피니가 맡을 뻔한 FBI 수사관 역을 톰 행크스가 하겠노라 전했고 지금의 영화가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스필버그의 흥미를 자극한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무엇보다 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점이 컸다. 스필버그는 애버네일의 삶에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이 얼마간 반영되리라 여긴 듯하다. <A.I.>와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작가 스필버그가 그리워하는 무엇인가가 여기에 있다.

체리쉬

한 마디로 말해봐! 현대판 라푼첼 이야기

첨탑에 갇힌 처녀가 탐스럽게 기른 머리채를 풀어 연인을 끌어올렸다는 동화 라푼첼. 현대의 라푼첼은 29살의 노처녀 컴퓨터애니메이터 조. 강박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피하는 조는 라디오 음악방송에 숱한 엽서를 보내며 팝송에 실려오는 로맨틱한 판타지에 몸을 맡긴다. 마티니에 취한 어느 밤 우연히 도둑맞은 차를 몰다 법망에 걸려 아파트에 ‘구금’된 조는 드디어 환상의 메이크업을 지운 자아와 사랑의 정체를 직면한다.

럭키 가이

한 마디로 말해봐! 슬프고 민망하고 웃기는 주성치 스타일 순애보

<소림축구> 제작자 이력지가 쓰고 연출한 우스꽝스러운 사랑 이야기. 주성치를 위시해 오맹달, 갈문휘, 오군여 등 주성치의 친구들이 활약한다. 행운다과 배달원 아수는 여자들을 녹이는 마성의 연애달인이지만 그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고등학교 시절 파티에서 춤추다 짝사랑하던 여자의 옷을 실수로 벗긴 트라우마가 숨어 있다. 어느 날 광견병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첫사랑과 재회한 아수는 사랑을 실현시켜 삶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그간 ‘짝가슴 공주’로 놀림받은 상처가 큰 여자는 앙갚음을 꾀한다.

국화꽃 향기

한마디로 말해봐! 김하인의 베스트셀러 영화화

드라마 <가을동화>가 차용했다고 알려진 소설 <국화꽃향기>는 국내에서 100만권이 팔린 베스트셀러. 가장 행복한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여인의 슬픔을 그린 이야기다. 시나리오로 옮기는 데 3년이 걸렸고 <소름> <오버 더 레인보우>의 장진영, <와이키키 브라더스> <질투는 나의 힘>의 박해일, 두 배우를 캐스팅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제작진은 <가을동화>의 폐교보다 좋은 곳을 찾기 위해 4개월간 남해와 서해의 온갖 섬을 샅샅이 뒤져, 통영에서 배로 1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용초도에 1억원을 들여 오픈세트를 제작하기도 했다.

찰리의 진실

한마디로 말해봐! 파리의 낭만이 깃든 고전적 스릴러

오드리 헵번과 캐리 그랜트가 출연한 1963년 영화 <샤레이드>를 조너선 드미가 리메이크했다. 박중훈이 출연한 할리우드 메이저영화로도 관심을 끌어왔다. 결혼한 지 석달 된 레지나 램버트가 여행을 마치고 파리로 돌아와보니 남편 찰리가 실종됐다. 경찰은 남편이 살해됐다는 소식과 함께, 그가 다른 이름으로 된 여러 여권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한다. 찰리가 과연 누구였는지 혼란에 사로잡힌 레지나에게 수상한 남자들이 따라붙는다. 찰리와 함께 사라진 거금의 행방을 묻지만 레지나는 알 길이 없다. 현지 언론에 “리메이크의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은 걸 보면 <샤레이드>를 크게 변용하지 않고 좇은 듯 보인다. 파리 곳곳의 정취 속에 누벨바그영화에 대한 조너선 드미의 애정이 묻어난다는 언급도 있다.

우디 앨런 미개봉작 상영 + 백두대간 영화 재개봉

우디 앨런의 영화 중 국내 극장 개봉된 작품은 <브로드웨이를 쏴라>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마이티 아프로디테> 세편뿐이다. 미로스페이스는 <스몰 타임 크룩스>의 개봉에 맞춰 영화제를 제외한 창구로는 국내 관객을 만나지 못했던 우디 앨런의 최근작을 기획 상영할 예정이다. <해리 파괴하기> <옥전갈의 저주> <할리우드 엔딩> 등 우디 앨런의 최근 작품을 중심으로 5∼6편을 약 2주간 상영할 계획이다. 한편 백두대간은 2003년 1월 중 과거 개봉작 가운데 에릭 로샹의 <동정없는 세상>, 비탈리 카네프스키 감독의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루이스 브뉘엘 감독의 <욕망의 모호한 대상>, 에미르 쿠스투리차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를 재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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