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격돌! 12월부터 설까지 겨울영화 60편 [2] - 12월
2002-12-06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한마디로 말해봐! 2편의 적들이여 경계하라. 더티 해리가 돌아왔다

해리와 론은 변성기를 맞았고, 헤르미온느는 단짝 친구들과의 포옹에 얼굴을 붉힌다. 호그와트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삼총사처럼, <해리 포터> 시리즈도 2편을 맞아 사춘기 문턱에 들어섰다. <비밀의 방>은 조앤 K. 롤링의 펜이 예언한 대로, 또한 할리우드 속편의 불문율대로 <…마법사의 돌>보다 더 빠르고 어둡고 자극적이다. 퀴디치는 전쟁영화의 공중전 장면에 가깝고 모닝 머틀, 집요정 도비 등 컬러풀한 새 조연들은 관객의 관심을 놓고 경쟁한다. 러닝타임도 2시간40분으로 더욱 길어졌다. 비밀의 방이 열렸으니 사악한 마법사의 후계자를 적대하는 자들은 두려워하라는 메시지가 학교 벽에 쓰이면서 2학년의 모험은 시작된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은 여전히 원작을 셀룰로이드 위에 풍요롭게 베껴내는 데 최고의 의의를 두지만 이번에는 원작에는 없는 약간의 애드리브도 숨어 있으니 마니아라면 찾아볼 것. 하지만 제아무리 센 양념을 쳤다 해도 다른 블록버스터와 차별되는 <해리 포터>의 고유한 풍미는, 하나의 소우주를 빈틈없이 창조한 수공업적 태도와 동화 같은 대사에 신화의 격을 불어넣는 조연 앙상블에 있다.

H[에이:치]

한마디로 말해봐! 조승우 대 앤서니 홉킨스, 한국판 <레드 드래곤>

연쇄살인범 신현(조승우)은 토막낸 시체를 가방에 담고서 경찰서를 찾아온다. 자수한 뒤에도 살인만이 사람들을 구원한다는 자기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사형을 선고받고 투옥된 지 1년이 지나 신현이 했던 것과 같은 방식의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여형사 미연(염정아)와 강 형사(지진희)는 신현이 사주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감옥을 찾아간다. 설정이 <레드 드래곤>과 비슷하지만 해맑은 얼굴의 20대 청년 조승우는, 노회한 앤서니 홉킨스와 다른 색의 카리스마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또 필름누아르 분위기의 정통스릴러를 표방하면서, <레드 드래곤>과 전혀 다른 반전을 준비해놓았다.

시몬

한마디로 말해봐! 데이터에 불과한 사이버 배우가 살아 있는 감독을 잡는다

무명 감독 빅터 타란스키는 사활을 걸고 영화를 찍지만, 출연 중이던 스타급 여배우가 중도하차한다. 빅터는 한 과학자가 주고간 사이버 배우 운용 프로그램으로 사이버 여배우를 만들고 ‘시몬’이라 이름붙이고 영화를 완성한다. 사이버 배우라는 사실이 감춰진 채 시몬은 최고의 스타가 된다. 급기야 빅터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시몬을 통해 이미지와 실재가 도치되는 현실을 풍자한다.

색즉시공

한마디로 말해봐! <두사부일체> 감독이 만든 대학생 <몽정기>

얼떨결에 차력동아리에 가입한 예비역 대학생이 에어로빅 동아리 여대생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 설정만 보면 부드러운 로맨틱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자칭 ‘풍기문란 섹시코미디’인 <색즉시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왕성한 성욕을 주체 못하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다. 임창정, 하지원 외에 최성국, 진재영, 유채영, 함소원, 정민, 최성욱, 이대학, 조달환 등 다양한 조연들도 <색즉시공>의 코미디가 주인공 남녀의 조화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암시한다. <두사부일체>의 윤제균 감독이 각본, 감독, 제작 등 1인3역을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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