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격돌! 12월부터 설까지 겨울영화 60편 [11] - 2월
2002-12-06

동갑내기 과외하기

한마디로 말해봐! 여대생 김하늘, 동갑내기 고교생 권상우 가르치기

TV드라마 <로망스>에 이어 김하늘이 다시 한번 고교생과 파트너를 이룬다. 이번엔 <로망스>처럼 선생님과 제자의 본격적인 연애가 아니지만, 과외선생님인 여대생과 말썽많은 고교생이 동갑내기라니 호기심이 동할 만하다. 배급사는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라는 걸 강조한다. 사랑 이야기가 주축이 아니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부딪칠 때 생기는 웃기는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코믹한 설정은 여대생과 고교생의 집안환경으로 드러난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온 가족이 닭집에 뛰어들고 자신도 등록금을 마련하자면 과외를 해야만 하는 여대생 수완, 김자옥이 연기하는 그녀의 어머니는 과거 5공주파의 멤버로 살벌한 칼솜씨를 자랑한다. 반면 고등학교에서 2년 유급된 지훈은 학교에서 손꼽히는 싸움꾼으로 만나는 과외선생마다 1시간 내에 도망치게 하는 이력의 소유자. 백일섭이 연기하는 지훈의 아버지는 졸부의 전형으로 아들에 대한 교육열만큼은 엄청나다. 수완은 지훈과의 첫만남부터 온갖 모욕을 당하지만 이를 악물고 과외를 한다. 수완은 나날이 험악해지는 과외수업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의 조감독을 했던 김경형 감독의 데뷔작이다.

선생 김봉두

한마디로 말해봐! 시골 분교로 전근간 문제선생 김봉두의 서울입성작전

매일 지각하고 술에 찌들어 살며 돈봉투 받기를 즐기는 문제선생 김봉두는 어느 날 돈봉투 사건 때문에 시골분교로 쫓겨나는 상황을 맞는다. 전교생이 5명인 시골분교, 하루라도 빨리 서울로 돌아가려고 김봉두는 엉뚱한 계획을 꾸민다. 전교생을 전학보내면 폐교조치가 내려질 거라고 생각한 김봉두는 아이들 개개인의 특기를 살려준다며 방과후 특별과외에 매달린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반대로 김봉두의 특별과외는 마을 사람들을 감동시켜 교육청에서도 분교폐교 방침을 재고하게 된다. 과연 문제선생 김봉두는 서울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재밌는 영화>의 장규성 감독이 만드는 두 번째 영화.

폰 부스

한마디로 말해봐! 워싱턴 저격수 사건을 예고했다는 고밀도 스릴러

애인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를 찾은 남자. 무심코 받은 전화에서 “전화 끊으면 네 목숨도 끊긴다”는 협박이 들린다. 무시하려던 그의 눈앞에서 다른 남자가 총알에 맞아죽고 고약한 농담처럼 시작한 상황은 지옥으로 변해간다.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하고 부스에 갇힌 남자를 경찰은 살인범으로 여긴다. 고도로 압축된 폐소공포증과 긴박감이 추진력을 내는 스릴러로 B급영화의 베테랑 래리 코언이 시나리오를 썼다.

프라이데이 애프터 넥스트

한마디로 말해봐! 산타클로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도둑맞은 자들의 운, 더 나빠질 수 있을까

<프라이데이> <넥스트 프라이데이>를 잇는 <프라이데이 애프터 넥스트>는 아이스 큐브가 쓰고 출연하고 제작한 미니 프랜차이즈의 세 번째 영화. 실직한데다 집세까지 밀린 크레이그와 데이데이는 성탄 선물까지 산타 복장을 한 강도에게 빼앗기자 이웃 쇼핑몰 스트립바의 안전요원으로 절박한 돈벌이에 나선다. 슬랩스틱 개그, 미녀들과 음악으로 출렁이는 댄스파티로 악센트를 넣은 게토코미디.

스턴트맨

한마디로 말해봐! 스턴트맨, 연인을 구하기 위해 악당의 소굴에 뛰어들다

<투캅스> 시나리오를 거쳐 <올가미> <신장개업> 등을 연출한 김성홍 감독의 신작. 스턴트맨 현태(김명민)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늘 불안해하는 애인 유진(홍은희)을 위해 스턴트를 그만두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를 탈취하려는 계획을 꾸미던 악당 히트(조재현)가 현태를 이용하기 위해 유진을 납치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한다. 현태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 히트의 범죄에 가담하는 한편 강력계 형사 종도(박용우)를 찾아가 히트를 막을 방도를 구한다. 몸을 사리지 않는 스턴트 액션을 홍보의 포인트로 삼고 있는데 실제로 촬영 도중 김명민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플라스틱 트리

한마디로 말해봐! 비극으로 치닫는 한 여자와 두 남자의 동거

배경은 부산의 어느 외딴 바닷가의 허름한 이발소. 이발사인 수(김인권)와 퀵서비스 배달원 원영(조은숙)이 함께 사는 이곳에 어느 날 수의 친구 병호(김정현)가 찾아온다. 병호는 수와 원영이 섹스하는 걸 목격하고 질투와 애욕을 느낀다. 병호는 수에게 귓속말을 한다. “너 불구지” 수의 약점을 알게 된 병호는 원영의 몸을 탐하고 셋의 관계는 꼬여간다. <남부군> 연출부로 시작, <증발> <해적> 등의 조감독을 했고 단편 <지쳐버린 미소>로 신영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어일선 감독의 데뷔작.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전액 투자해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한마디로 말해봐! 한 여인의 억압된 욕망, 굴절된 사랑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쓴 화제작. 빈의 음악원 교수 에리카에겐 남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 포르노를 보고 정액의 냄새를 맡고 자해를 하는 행동을 거리낌없이 하는 여인 에리카, 그녀에게 어느 날 멋진 청년 클레머가 다가온다. 피아노 치는 에리카의 모습에 반한 클레머, 하지만 남자의 예상과 달리 에리카는 클레머에게 이상한 요구를 한다. 자기를 때려달라는, 내 옷을 골라달라는 에리카의 부탁은 클레머를 당황시키고 사랑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보고나면 에리카 역의 배우 이자벨 위페르를 결코 잊지 못할 영화다.

영화로 본 독일+ 이리 멘첼 회고전

2003년 2월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로 본 독일’이라는 제목으로 <독일영년> <독일90> <밤과 안개> 등 3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독일영년>은 <무방비도시> <파이잔>과 더불어 ‘전쟁3부작’으로 꼽히는 작품. 1945년 패전 직후 독일의 모습을 보여주는 긴 트래킹 숏으로 시작하는 영화로, 암시장에서 히틀러 기념품들을 파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패배한 독일의 도덕적 혼란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성과 환각적인 판타지가 어우러진 걸작. 장 뤽 고다르의 <독일90>은 로셀리니의 <독일영년>에 대한 대구로서 통독 직후 독일에 대한 이야기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독일의 모습을 이방인의 시점으로 관찰한 로드무비로 고다르의 65년작 <알파빌>의 탐정 레미 코숑이 30년 뒤 모습으로 출연한다. 알랭 레네의 <밤과 안개>는 클로드 란츠만의 9시간23분짜리 다큐멘터리 <쇼아>와 더불어 유대인 학살에 관한 가장 중요한 영화 2편으로 꼽히는 작품. 상영시간은 32분에 불과하지만 상영 당시 유럽 관객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다큐멘터리이다. 한편 백두대간은 체코 뉴웨이브 거장 이리 멘첼 감독의 영화를 모아 2003년 2월 중 상영할 계획이다. 체코 뉴웨이브 영화 중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가까이서 본 기차>, 베를린영화제 금공상을 안았던 <줄 위의 종달새>와 <거지의 오페라> 등이 스크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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