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격돌! 12월부터 설까지 겨울영화 60편 [13] - 2월
2002-12-06

지구를 지켜라

한 마디로 말해봐! 덤벼라 외계인, 어수룩한 영웅 병구가 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고통과 불행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혹시 지구를 정복하려는 못된 외계인들의 불타는 야욕 때문은 아닐까. 최소한 <지구를 지켜라>의 주인공 병구에게 이런 생각은 상상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 스스로를 삶의 벼랑 끝으로 몰고간 주범이 자신이 다니던 공장의 사장, 아니 실제로는 외계인인 강만식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게다가 병구는 강 사장이 외계인들과 함께 지구를 파괴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확증도 갖고 있다. 안드로메다 외계인의 지구파괴 계획을 캐내 분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병구는 결국 여자친구 순이와 함께 강 사장을 납치한다. 병구의 잔인한 고문에도 불구하고 강 사장은 자신이 외계인임을 완강히 부인하고, 강 사장 납치범을 쫓는 형사는 병구의 발자국을 추적한다. 장준환 감독의 도발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블랙코미디의 외양을 갖고 있지만 SF, 스릴러, 멜로 드라마적인 요소 등을 뒤섞은 혼성장르 영화가 될 전망. 자본주의와 인류, 그리고 지구환경이라는 거대한 주제 또한 다뤄진다.

튜브

한 마디로 말해봐!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지하철 속 인질을 구하라

이 남자 강기택. 국가 비밀요원으로 활동하다 배반당해 국가 정부에 불타는 적개심을 품고 있다. 그 반대편에 서 있는 남자 장도준. 강기택의 테러 행각에 맞서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어 복수의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그리고 한 여인 송인경. 지하철 소매치기지만 아픈 상처를 감싸고 있는 장도준을 짝사랑하고 있다. 이렇게 얽혀 있는 세 사람이 어느 날 질주하는 지하철 안에서 운명적으로 만난다. <튜브>는 지하철 승객을 볼모로 막다른 벽을 향해 돌진하는 강기택과 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려는 장도준, 자신을 던져 그를 돕는 송인경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영화. <스피드>의 무대를 지하철로 옮긴 듯, 빠른 전개와 대규모 액션이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지하철 세트에만 8억원 등 50억원 가까운 제작비가 든 블록버스터의 흥행력을 다시 한번 검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발리우드 할리우드

한마디로 말해봐! 토론토에서 도킹한 발리우드와 할리우드, 세 도시 이야기

<발리우드 할리우드>는 발리우드가 애용하는 현대적인 삶의 태도와 전통적 가치관의 갈등 스토리를 캐나다의 인도계 커뮤니티를 무대로 풀어낸 퓨전요리다. 토론토에 정착한 인도 귀족 세쓰 가문의 아들 라훌은 사업에도 성공해 남부러울 게 없다. 하지만 아들이 약혼할 때까지 딸을 결혼시킬 수 없다는 엄마와 할머니의 고집에 밀린 그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자에게 약혼녀 행세를 시킨다. 다음은 할리우드 공식이 나설 차례. 가짜 커플은 진짜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다.

검은 물 밑에서

한마디로 말해봐! <링>의 작가와 감독, 다시 공포영화를 만들다

<링>의 작가 스즈키 고지가 쓴 연작 공포소설 <어두컴컴한 물 밑에서> 중 아파트 물탱크를 소재로 삼은 <부유하는 물>을 <링>의 감독 나카다 히데오가 영화로 만들었다. 이혼수속중인 요시미는 딸 이쿠고와 함께 낡은 아파트로 이사한다. 첫 날부터 마음에 걸리던 천장 물자국이 커지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이상한 일이 일어나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요시미. 그녀는 자기 집 바로 위층에 살던 소녀가 비 내리던 날 실종된 뒤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백두대간 밸런타인영화제

영화로 떠나는 유럽배낭여행영화제 등 기획 프로그램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백두대간은 밸런타인데이에 즈음해 2003년 2월13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사랑의 의미를 짚는 영화를 모아 상영한다. 사랑과 연관된 7개의 키워드 아래 영화를 묶는 형식. 취향에 관한 영화는 <타인의 취향>과 <책 읽어주는 여자>, 라이벌 관계에 관한 영화는 <쥴 앤 짐>과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랑에 수반되는 불안을 그린 영화로는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와 스탠리 큐브릭의 <로리타>, 희생의 영화로는 <목인의 신부>와 <브레이킹 더 웨이브>, 사랑의 궤도를 뒤트는 우연을 다룬 영화로는 <카사블랑카>와 <사랑과 슬픔의 여로>, 섹스 이슈를 다룬 영화로 <포르노그래픽 어페어>와 <감각의 제국>, 사랑의 전제 조건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로는 <프린스 앤 프린세스> <줄리엣을 위하여>가 짝지여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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