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격돌! 12월부터 설까지 겨울영화 60편 [8] - 1월
2002-12-06

영웅

한 마디로 말해봐! 장이모, 흉중에 품었던 용과 범을 풀어놓다

난세는 영웅을 낳는다. 누가 죽고 죽이며 무엇을 위해 죽고 죽이는지 흐릿한 난세의 피바람 속에서 홀연히 영웅들이 출몰한다. 선악과 정사(正邪), 승부의 경계 너머 아득한 곳에서. 때는 전국 7웅이 할거한 중국의 고대. 군사강국 진의 강하고 야심만만한 왕 영정(후세의 진시황)은 정복의 길에서 무수한 눈물과 원한을 산다. 그 중에서도 천하가 아는 무공을 소유한 은모장천과 서도에서 공중 검술을 창안한 파검, 춤추듯 부드럽고 날카로운 칼놀림을 지닌 절세가인 비설은 진 황실이 가장 경계하는 자객들. 그러던 어느 날 시골의 무인 무명이 세개의 칠기상자를 들고 황제를 찾아오자 장안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붓을 휘두르듯 사람을 베며 동지 비설을 은밀히 사랑하는 파검을 양조위가, 불 같은 복수심과 연심을 눈꽃처럼 차가운 용모 뒤에 감춘 비설 역에 장만옥이, 속내를 알 수 없는 고독한 무인 무명을 이연걸이 연기하며 <와호장룡>의 장쯔이가 파검을 해바라기하는 하녀 월이로 분한다. 화려한 캐스팅에 더해 크리스토퍼 도일의 카메라, 정소동의 무술 안무, 탄둔의 음악으로 짜여진 진용이 부르는 기대도 만만치 않은 터. 이 예정된 향연의 성패는 역시 장이모의 손끝에 달렸다.

이중간첩

한마디로 말해봐! 남과 북 모두를 위해 일했으나, 모두에게 버림받은 사나이

<텔미썸딩> 이후 오랫동안 스크린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한석규의 복귀작이란 이유만으로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중간첩>은 이념과 시대에 희생된 한 인물의 비극적 스토리다. 1980년, 북한 대남사업본부 최우수 요원으로 남조선 혁명과업을 부여받고 남한으로 위장귀순한 림병호는 ‘귀순용사’라는 이름 아래 남쪽 정보기관 내 대공정보분석실로 배정되면서 이중간첩의 삶을 살아간다. 3년 동안의 철저한 위장을 통해 서서히 남쪽의 신뢰를 쌓아가던 중, 고정간첩의 딸로 태어나 고정간첩으로 살아가는 지령전달책 윤수미(고소영)로 부터 북쪽의 첫 번째 지령을 전달받게 된다. 자연스러운 접촉을 위해 윤수미와 연인관계처럼 지내던 림병호는 한번도 자신의 의지로 삶을 선택할 수 없었던 윤수미에게 동질감과 함께 사랑인지 모를 연민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나 남한쪽에서 림병호를 작전 실패의 희생양으로 지목하면서 윤수미와 림병호는 남한도 북한도 선택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클래식

한마디로 말해봐! 우연과 필연이 엮어내려간 20년 동안의 사랑 이야기

지혜는 엄마가 여행간 사이 다락방을 정리하던 중 20년 전 사랑을 담은 편지와 일기장을 발견한다. 그 안에는 비오는 여름 소나기를 맞으며 시작된 주희와 준하의 사랑, 두 사람 모두와 인연을 맺은 태수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엄마 주희의 흔적을 더듬어가던 지혜는 학교 선배인 상민과의 쓴맛 섞인 첫사랑에 다가간다. <클래식>은 제목 그대로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 <엽기적인 그녀>로 재기한 곽재용 감독이 수채화 같던 감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이 스파이

한 마디로 말해봐! 에디 머피와 오언 윌슨의 첩보물로 위장한 버디코미디

언제나 그렇듯 미국 정부는 첨단병기를 잘도 잃어버렸다. 미국의 최신 기술을 집약한 항공기 ‘스위치블레이드’가 유럽의 사악한 무기상 건다스의 손에 들어가자 백악관은 57승 무패의 중량급 챔피언 켈리에게 전화를 걸어 권투 팬인 건다스의 부다페스트 본부에 침투하는 작전 동참을 부탁한다. 스파이에 대해서는 제임스 본드 패션밖에 모르는 켈리는 떵떵거리며 새 부업을 시작하고 민완 요원과는 거리가 먼 알렉스가 그의 파트너로 따라붙는다. 말콤 맥도웰이 악역을 맡았다. 다른 색깔, 리듬을 지닌 두 코미디언의 하모니가 재미의 핵심이다.

투 윅스 노티스

한마디로 말해봐! 휴 그랜트와 샌드라 불럭의 “사장님, 사랑해”

백만장자와 그의 변호사가 헤어지고 나서야 사랑을 깨닫는 이야기.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어바웃 어 보이> 등 영국의 워킹타이틀사가 제작한 일련의 로맨틱코미디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휴 그랜트가 이번엔 샌드라 불럭과 짝을 이룬다. 휴 그랜트가 연기하는 조지는 백만장자인 부동산 개발업자. 잘생기고 똑똑한 남자지만 보좌하는 변호사 루시(샌드라 불럭)없이는 어떤 것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 5년간 조지를 돌본 루시가 어느 날 회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조지는 그녀를 붙잡으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떠나고 조지는 그제야 루시에 대한 그리움이 사랑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다.

트랜스포터

한 마디로 말해봐! <택시2> <키스 오브 드래곤>을 잇는 뤽 베송 제작 액션 프로젝트

트랜스포터라 불리는 프랭크의 일은 자신이 배달하는 물건이 무엇인지 어떤 이유로 이동하는지 질문을 던지지 않고 정해진 곳으로 배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맡겨진 가방 속에 사람이 들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국인들을 프랑스로 밀입국시키는 조직 우두머리의 외동딸 루이를 납치하는 계획에 연루된 프랭크는 직업적 규율을 어기고 가방을 연다. 에펠탑과 개선문을 배경으로 폭주하는 액션과 추격 시퀀스가 영화의 몸통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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