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돌아와서 반가운 이름들
2015-02-24
글 : 윤혜지
최동훈 감독 <암살>, 나홍진 감독 <곡성>, 박훈정 감독 <대호> 등 2015년 한국영화 라인업
<나의 절친 악당들>

현재 맹렬히 촬영 혹은 후반작업 중인 영화들도 더 있다. 돌아와서 반가운 이름도, 처음 들어 궁금한 이름도 있다. 2015년의 한국영화를 이야기하며 절대 빼놓아서는 안 될 작품들을 간추려봤다.

감독들끼리도 자신의 작품을 제외한 관심작들을 꼽았다. 제법 많이 거론된 작품이 최동훈 감독의 <암살>, 나홍진 감독의 <곡성>, 박훈정 감독의 <대호>다.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한창 후반작업 중인 <암살>은 1930년대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 인사를 사살하려 하는 암살자들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들의 작전 모의를 다룬다. 하정우가 전문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 역, 이정재가 임시정부의 유능한 요원 염석진 역, 전지현이 암살단을 이끄는 저격수 역으로 뭉쳐 화제다. 나홍진 감독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곡성>은 한 시골 마을에 퍼진 기이한 소문과 사건을 다룬다. 황정민은 박수무당 역으로 짧게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고 하고, 곽도원이 마을 경찰을, 천우희가 묘령의 여인을 연기한다. 중의적인 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곡성>의 뜻은 ‘곡소리’인데, 촬영지도 전남 곡성이다.

<사도>

지난해 12월 지리산 구룡계곡에서 촬영을 시작한 <대호>는 전체 109회차 중 현재까지 30회차 이상의 촬영을 완료했다.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지키고자 하는 포수 천만덕(최민식)의 이야기다. 5월쯤 촬영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오는 겨울로 개봉 일정을 조율 중이다. 돌아와서 반가운 이름이 또 있다. 임상수 감독이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로 3년 만에 돌아온다. 현재 후반작업 중이며 교통사고 현장에서 돈가방을 발견한 청춘들이 그로 인해 위험한 일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류승범이 ‘에너자이저’ 지누로 출연하며 와일드하고 섹시한 그의 파트너 나미로는 고준희가 합류했다. <소원>으로 관객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던 이준익 감독은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화를 조명하는 <사도> 촬영을 끝냈다. 소시민의 얼굴을 대표했던 송강호가 독한 아버지 ’영조’로 변신하는 과정이 사뭇 기대된다. 김훈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임권택 감독의 <화장>은 죽어가는 아내와 젊고 아름다운 여자 사이에서 방황하는 중년 남자를 통해 육체의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의 주제를 새롭게 조명하는 영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됐고 현재 개봉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서부전선>

상반기 개봉 예정 영화 <간신: 왕 위의 왕> <쓰리 썸머 나잇> 등

상반기 중 개봉할 작품으로는 <간신: 왕 위의 왕> <쓰리 썸머 나잇> <살인의뢰>가 있다. 민규동 감독의 <간신: 왕 위의 왕>은 조선 연산군 시대가 배경이다. 연산군 역의 김강우와 연산군을 휘두르는 간신 역의 주지훈이 보여줄 앙상블에 눈길이 간다. 신예 임지연과 이유영도 기대를 모은다. 김상진 감독은 예의 활기찬 코미디로 돌아온다. 후반작업 중인 <쓰리 썸머 나잇>은 삶에 지친 세 친구가 일탈을 꿈꾸며 해운대에 내려가 겪는 3일간의 모험을 담았다. 김동욱, 임원희, 손호준의 코미디 합이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연쇄살인범에게 여동생을 잃은 형사와 아내를 잃은 평범한 남자가 복수극을 펼치는 손용호 감독의 <살인의뢰> 후반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3월 중에 개봉한다.

한창 후반작업 중인 기대작들도 있다. 하반기에 만나게 될 <남과 여>는 전도연과 공유의 멜로라는 것만으로 은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윤기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그 관계를 조율해낼 것이다. 상반된 분위기를 풍기는 또 하나의 로맨스, 중국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된 조근식 감독의 <엽기적인 두번째 그녀>다. ‘믿고 보는’ 차태현이 이번엔 걸그룹 f(x)의 빅토리아와 만났다. 이것은 사랑일까 아닐까. 이종필 감독의 <도리화가>는 조선 고종시대를 배경으로 판소리 대가 신재효(류승룡)와 그가 키워낸 조선 최초의 여류 명창 진채선(수지)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도리화가>도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얼마 전 촬영을 마무리하고 후반작업에 돌입한 이경미 감독의 <행복이 가득한 집>은 국회 입성을 목전에 둔 정치인 부부 연홍(손예진)과 종찬(김주혁)의 스릴 넘치는 선거 시즌을 담는다.

<곡성>

‘작가’들의 반란도 기대해볼 만하다. <서부전선>은 <7급 공무원> <추노>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각본을 쓴 천성일 작가의 첫 연출작이다. 1953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남과 북의 병사가 일급 기밀문서 전달작전으로 서부전선에서 마주한다는 내용이다. 설경구가 남한군 병사를, 여진구가 북한군 소년병을 연기하며 훌륭한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추격자> <황해>의 각색을 맡았던 홍원찬 작가도 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 <오피스>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다룬다. 사건의 중심에 선 인턴사원으로 고아성이, 광역수사대 형사로 박성웅이 출연한다.

바다를 호령한 이석훈 감독이 이번엔 산으로 갔다. 후배 대원의 시신을 거두고자 히말라야로 떠난 엄홍길 대장의 감동 실화를 영화화하는 <히말라야>다. 이름까지 그대로 쓰며 연기하는 황정민의 어깨가 사뭇 무거울 듯하다. 현재 85회차 중 38회차를 촬영 중이다. 이제훈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으는 조성희 감독의 <명탐정 홍길동>은 현대 도시의 자경단이 된 사립탐정 홍길동의 이야기다. 활빈당의 총책임자로 고아라가 출연한다. 39회차 촬영을 앞두고 있다. 모홍진 감독의 데뷔작 <널 기다리며>는 연쇄살인범의 손에 아버지를 잃고 15년간 그가 출소하기만을 기다려온 소녀의 복수극이다. 소녀 희주를 심은경이, 출소한 살인범을 김성오가, 희주를 보살펴온 형사를 윤제문이 연기한다. 3월 말 촬영을 완료할 예정이다.

<명탐정 홍길동>

촬영 준비 영화 <조선마술사> <작서의 변: 물괴의 습격> 등

촬영 대기 중인 명단도 흥미롭다. 김대승 감독은 위험한 사랑에 빠진 조선 최고의 마술사가 음모에 휘말려 운명을 거스르는 이야기, <조선마술사>를 준비 중이다. 사랑, 마술, 음모, 운명. 뭐 하나 궁금하지 않은 키워드가 없다. 마술사가 된 유승호의 곁에 고아라, 조윤희, 곽도원이 합류해 2월 말 크랭크인한다. 개성 있는 코미디 세계를 구축해온 신정원 감독이 이번엔 정우성과 손잡고 독특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 <작서의 변: 물괴의 습격>은 궐에 나타난 수상한 괴물을 피해 궁을 옮긴 중종의 믿을 수 없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정우성은 물괴의 비밀을 파헤치며 중종을 보호하는 충신 윤겸을 연기한다. 2월 말에서 3월 초 촬영에 돌입한다. 4월 크랭크인을 목표로 프리 프로덕션 중인 <오빠생각>은 1950년대 한국전쟁 중 민초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싼 어린이합창단을 그린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에 이은 이한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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