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앤서니 루소, 조 루소 /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조시 브롤린,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제레미 레너, 스칼렛 요한슨, 엘리자베스 올슨, 폴 러드, 폴 베타니, 크리스 프랫, 베네딕트 컴버배치, 채드윅 보스먼, 톰 히들스턴 외 / 개봉 4월
드디어 피날레다. 아니, 피날레조차 이토록 장대하다. 2008년 <아이언맨>의 엔딩은 파격적이었다. 기자회견장에서 스스로 아이언맨임을 밝힌 토니 스타크는 슈퍼히어로영화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꿨다. 아이언맨이 활짝 연 새로운 시대의 슈퍼히어로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세상의 일부가 되었다. 그렇게 마블의 영웅들이 속속 스크린을 점령해 종국엔 하나의 우주를 완성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탄생이다. 프랜차이즈의 진화된 형태를 선보인 이 프로젝트는 할리우드의 판도 자체를 바꿔버렸다. 종전의 속편, 하나의 시리즈에 매달리던 프랜차이즈와 달리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살아 있는 생물마냥 종횡으로 팽창하며 영토를 넓혀나갔다. 한편의 영화에서는 시도할 수 없던 것들이 영화 사이 다리가 놓여 기발한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졌고, 관객 역시 이 우주를 배우고 체험하는 데 적극 동참했다. 급기야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에 다소 장벽이 높다고 생각했던 히어로영화의 문턱을 극적으로 낮추기까지 했다. 지난 10년간 극장가의 주인이 마블 영웅들이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2012년 <어벤져스>의 페이즈1, 2015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페이즈2에 이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 워>)는 페이즈3의 마침표를 찍는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하면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등 어벤져스팀이 한자리에 모여 강력한 빌런과 대치한다는 점이다. <어벤져스> 1편만 해도 한 영화 안에서 이걸 소화하는 게 가능하리라 보지 않았지만 이제는 거꾸로 누구도 이 거대해진 열차에서 내리기 쉽지 않아졌다. 페이즈로 나뉘는 <어벤져스> 뒤에 굳이 넘버링 대신 부제를 붙이는 이유는 이 시리즈가 어떤 형태로 어디까지 확장될지 아무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건 페이즈3의 마침표를 찍는 <인피니티 워> 역시 마찬가지다. 페이즈3는 2018년 <인피니티 워>와 2019년 <어벤져스4>로 나뉘어 개봉할 예정이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역대 어떤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한편의 영화로는 담아내기 힘들 것이다. <인피니티 워>에서는 <어벤져스> 시리즈와 함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대표되는 우주 영웅들, <닥터 스트레인지>로 대표되는 마법계의 영웅들도 총출동한다. 게다가 개별 영화의 주인공뿐 아니라 노바 프라임(글렌 클로스), 발키리(테사 톰슨), 웡(배네딕트 웡), 페퍼 포츠(기네스 팰트로), 코그그(타이카 와이티티) 등 서브 캐릭터들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세기조차 힘들 정도다.
<인피니티 워>는 제목 그대로 인피니티 스톤을 둘러싼 거대한 전투를 다룬다. 초월적인 파워를 제공하는 인피니티 건틀렛을 중심으로 인피니티 잼을 모으려는 타노스(조시 브롤린)와 이를 막으려는 히어로들의 혈투가 그려질 전망이다. 타노스에 대한 소개, 인피니티 잼을 모으려는 이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의 흩어진 히어로들이 다시 하나로 뭉치는 과정까지 그려내야 하는 만큼 정리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실 팀 단위의 영화인 만큼 영화의 뼈대는 히어로보다 빌런에 맞춰진다. <어벤져스>부터 짧게 모습을 드러낸 빌런 타노스를 중심으로 히어로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형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반적인 정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확인 가능한 사항은 누군가가 죽음과 함께 퇴장하게 될 것이라는 정도다. 마블 수장 케빈 파이기는 “초반 5분이 엄청나게 충격적일 것”이라며 끊임없이 떡밥을 투척해가며 팬들을 조련 중이다. 히어로들의 깨알같은 사연이 계속 궁금해지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어쩌면 그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핵심 동력일지도 모른다. 사실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든, 깜짝 선물을 숨겨놓고 있든 상관없다. 10년을 지켜본 관객이 이 영화를 보지 않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게다가 북미(5월 4일)보다 한국에서 더 일찍 개봉한다는 특전도 있다.
What TO Expect_ “타노스의, 타노스에 의한, 타노스를 위한.” 핵심은 히어로보다 빌런! 타노스가 얼마나 강력한 구심력으로 사분오열된 히어로들을 빨아들일지가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