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타이 셰리던, 올리비아 쿡, T. J. 밀러, 사이먼 페그, 마크 라일런스, 벤 멘덜슨 / 개봉 3월 예정
우리가 그 시절 사랑했던 것들이 한 영화에 다 모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9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유행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나 비디오게임,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얼터너티브 록 음악 등 대중문화의 다양한 요소들을 한편의 영화에 재등장시킨다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에 도전했다. 그의 신작 <레디 플레이어 원>은 비디오가게 점원 출신 시나리오작가 어니스트 클라인이 쓴 동명의 첫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 소설을 영화화하는 데 있어 핵심은 1980년대를 둘러싼 대중문화의 유산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점이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 가상현실 게임 세계를 다루기에 수많은 비디오게임 캐릭터들이 등장하게 될 텐데 예고편에서 잠깐 언급된 캐릭터들만 수십 가지가 넘는다. 대표적으로 <백 투 더 퓨처>의 드로리안, <매드맥스>의 포드 팔콘, <아키라>의 카네다 바이크, <스피드 레이서>의 마하5 같은 탈것이 등장하며 <스트리트 파이터>의 춘리, 류, 블랑카,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 <오버워치>의 트레이서 등의 게임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환경과 시스템이 파괴되어 망가진 지구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아시스’라 부르는 가상현실 게임 세계에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되는 미래 사회가 영화의 주요 배경이라, 스필버그 영화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뛰어난 시각효과를 보게 될 듯하다. 그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가장 어려운 작업”이라고 이 영화의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환상적인 비주얼을 배경 삼아 불우한 삶을 살던 소년 웨이드(타이 셰리던)가 오아시스의 창시자 할리데이(마크 라일런스)가 유언으로 남기고 떠난 게임대회에 참가하면서 펼쳐질 사건은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세계에 꼭 들어맞는 흥미진진한 소년의 모험담의 틀을 갖고 있다. <아바타> 이후 3D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에도 스필버그 감독은 현란한 시각화 기술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다. 19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수많은 영화와 게임 캐릭터들이 배경으로 등장해 볼거리를 선사할 거라는 기대 외에 <레디 플레이어 원>을 가장 기다리는 이유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세계와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이 어떻게 조우하게 될 것인가에 있다. 가상현실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고 또 재미있게 사유하는 이야기를 통해 스필버그 감독은 어떤 재미와 감동을 만들어낼지 기대해봐도 좋겠다.
What TO Expect_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에 <아키라>의 카네다 바이크와 RX-78-2 건담이 등장한다.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