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과 함께 청춘을 보낸 영화인들도, 밥 딜런의 음악을 한 세대 건너 들은 영화인들도 밥 딜런에게 열광했다. 그리고 밥 딜런 역시 꾸준히 영화인들에게 러브레터를 보내왔다. 시네마가 밥 딜런을 다큐멘터리로, 픽션으로 탐구해온 여섯 순간을 정리해보았다.
<돌아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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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1965년 뉴포트포크페스티벌 이후, 밥 딜런의 영국 투어에 D. A. 페니베이커가 동행해 촬영한 다큐멘터리. <Subterranean Homesick Blues>의 가사에 맞춰 카드섹션을 선보이는 오프닝 시퀀스로도 유명하다. 그의 변절을 묻는 기자들과의 실랑이 등 패기 넘치는 스물셋 밥 딜런을 만날 수 있다.
<노 디렉션 홈: 밥 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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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이지가 밥 딜런, 존 바에즈, 수지 로톨로, 알 쿠퍼의 인터뷰 푸티지를 총동원해 만든 3시간이 넘는 다큐멘터리. <컴플리트 언노운>과 동일하게 1961년부터 1965년까지의 밥 딜런을 다루고, <컴플리트 언노운>처럼 작품의 제목을 <Like a Rolling Stone>의 가사로부터 가져왔다.
<관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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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밥 딜런은 몇 차례 연기에 도전했다. <관계의 종말>은 샘 페킨파가 만든 마지막 서부극이고, 밥 딜런은 이 작품에서 빌리 더 키드(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친구인 칼잡이 앨리아스로 등장한다. 그 유명한 <Knockin’ on Heaven’ s Door>가 이 영화의 O.S.T다.
<아임 낫 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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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 골드마인> <벨벳 언더그라운드> 등 음악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토드 헤인스의 연출작. 케이트 블란쳇, 리처드 기어, 크리스천 베일 등 7인의 배우가 밥 딜런의 공적, 사적 페르소나를 나누어 연기한다. 케이트 블란쳇은 이 작품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레날도와 클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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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밥 딜런의 영혼의 파트너인 존 바에즈, <파리, 텍사스>의 각본을 쓰고 <블랙 호크 다운> <노트북> 등에 배우로 출연한 샘 셰퍼드가 출연한다. 밥 딜런에 따르면 마르셀 카르네의 <인생유전>이나 프랑수아 트뤼포의 <피아니스트를 쏴라>에 영감을 받아 기획한 작품이라고.
<인사이드 르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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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 형제의 극영화. <노 디렉션 홈: 밥 딜런>과 <컴플리트 언노운>에도 등장하는 데이브 반 롱크를 모티브로 삼은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를 오스카 아이삭이 연기한다. 밥 딜런이 되지 못한 수많은 ‘딜런 키즈’를 위로하는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밥 딜런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