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영화적 즐거움을 기대하며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기생충>의 서사가 그 기대에 걸맞은 쾌감을 선사했음은 ‘올해의 각본’이라는 투표 결과가 잘 보여주고 있다. 시나리오를 쓸 때마다 “자기 학대와 정신분열”에 시달려 고충이 많았다는 봉준호 감독에게 <기생충>은 남다른 작품이었다. “2017년 가을,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시나리오를 쓰는 내내 평화롭고 잔잔하고 행복했다.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시나리오 전체의 구조와 디테일이 와르르 쏟아져 나와서, 어떻게 하면 다음에도 이렇게 쓸 수 있을까, 내가 그 시기에 먹은 음식이 뭐였는지 생각할 정도다. (웃음)” 봉준호 감독과 함께 <기생충> 각본을 쓴 한진원 작가는 “각 세대의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시선이 있기 마련이고, 나 또한 우리 세대의 시선으로 좋은 영화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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