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후보2>
제작 수필름, 홍필름
감독 장유정
출연 라미란, 김무열, 윤경호, 서현우, 박진주, 윤두준
배급 NEW
개봉 미정
관전 포인트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다. 1편이 주상숙의 성장과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2편에선 비서인 박희철(김무열)과 철없는 남편 봉만식(윤경호), 젊은 CEO 강연준(윤두준) 등 다양한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한층 풍성한 드라마를 선보인다. 풍자 역시 특정 사안을 비판하는 대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상황을 펼쳐낸다. 어쩌면 지나간 일에 대한 풍자가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예언서가 될지도?
웃음은 관계 속에서 피어난다. <정직한 후보>는 웃음이 어떻게 전파될 수 있는지, 공감과 풍자라는 핵심을 놓치지 않은 코미디였다. 속편으로 돌아온 장유정 감독은 이 영화가 속편이 제작될 거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사실상 1편에서 완결됐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야기를 꺼내보니 아직도 할 말이 이렇게 많이 남았다는 걸 깨달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정직한 후보>는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을 못하게 된 정치인이 겪는 사건들을 따라가는 풍자 코미디다. 당선을 위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던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은 1편 말미 진짜 정직함으로 승부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난다. “1편에서 주상숙은 이미 현실 정치에 찌들어 있는 상태로 등장한다. 하지만 누구라도 순수했던 시절은 있을 테고 어쩌면 2편에서는 그 부분이 타락하는 과정을 다루는, 일종의 프리퀄 같은 면모도 있다.”
<정직한 후보2>는 무대를 입법부에서 행정부로 옮겼다. 자연인으로 돌아갔다가 정치의 벽을 실감한 주상숙은 운명처럼 찾아온 기회로 강원도지사 자리에 안착한다. 하지만 선거를 한달 앞두고 다시금 찾아온 진실의 입 때문에 곤란을 겪으며 좌충우돌하는 내용을 담았다. “초심으로 돌아간 사람이 다시금 타락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크고 작은 사연들을 녹여낼 수 있었다.”
<정직한 후보2>는 정치, 풍자, 웃음이라는 하이 컨셉이 분명하다. 이런 요소들을 공감이 가게끔 연결시키는 건 결국 사람, 아니 관계에서 나온다. 속편의 어려움과 부담감에 대해서 장유정 감독은 “지는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관객의 기대치는 높아져 있고 거기서부터 이미 불리한 게임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유리한 점도 있다. 1편부터 쌓아왔던 배우들과의 끈끈한 관계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호흡으로 돌아온다. “진짜 가족처럼 서로 믿고 함께하는 기쁨이 있는 현장이었다. 라미란, 김무열, 윤경호 등 기존의 배우들뿐 아니라 서현우, 박진주, 윤두준 등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과도 금방 친해졌다.” 장유정 감독은 속편에 대한 불안이 커져갈 때 이준익 감독을 찾아가 조언을 얻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왠지 그분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 싶어서 무작정 연락을 드렸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채울 수 없다면 당장 내가 잘할 수 있는 눈앞의 일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건 그걸 인정하는 일이다.” 장유정 감독의 성찰은 영화 속 주상숙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주상숙이 진지할수록 상황은 우스꽝스러워지는 아이러니야말로 <정직한 후보2>의 힘이자 매력이다. 억지로 웃기기보다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 웃음은 저절로 따라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