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제작 조이래빗
감독 박동훈
출연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
배급 쇼박스
개봉 미정
관전 포인트 수학과 음악의 독특한 조화를 보게 될 것이다.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이지수 음악감독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 수학을 음악으로 승화하는 ‘파이 송’ 등을 활용해서 영화 곳곳에 생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파이 송’은 수학을 어려워하는 지우에게 학성이 수학의 아름다움을 증명하는 데 쓰일 예정.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수학을 공부하길 포기한 고등학생 지우(김동휘)와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학성(최민식)이 만나 서로가 지닌 상처를 마주하고 내일의 가능성을 찾아나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바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연출을 맡은 박동훈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해 걱정하고 있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리고 윽박지르기보다는 다른 선택에 대해 안내할 줄 아는, 잘못되더라도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해줄 수 있는, 내일로 나아갈 용기를 줄 어른”의 마음을 지닌 이야기에서 “반듯함”을 느꼈다. 학생들 사이에서 ‘인민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경비원 학성이 수학을 포기해버린 지우와 만나 우연히 수학 과외를 시작하게 된다. 사실 지우는 그가 처한 여러 가지 넉넉하지 못한 상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의 모습을 본 학성 역시 굳게 닫아뒀던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된다. 무엇보다 스승과 제자 관계에 있어 캐스팅이 중요했을 영화다.
박동훈 감독은 최민식 배우에게 학성에 대해 “자포자기 상태이나 마음 한구석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잡아보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연기하는 학성은 학교 경비원 유니폼을 입고 북한말을 쓰는, 겉보기엔 무뚝뚝하지만 속은 상처투성이인 어른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쉬리> 이후 20여년 만에 북한말을 연기하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 지우 역을 맡은 김동휘 배우는 이 영화로 장편 데뷔하는 신인배우다. 말 그대로 “도전적인 캐스팅”이었지만 관객은 지우의 시선에서 영화가 다루는 여러 문제를 공감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공간은 일상적인 학교 공간과 두 인물이 교류를 갖게 되는 아지트 공간으로 나뉘는데 프로덕션 디자인 면에서 분명한 구분점을 줬다. 한쪽은 핏기를 잃어버린 평면적인 공간, 다른 한쪽은 입체적인 공간으로 대비를 이룬다. 물론 이 영화가 한국 입시 교육 현실을 전면적으로 비판할 목적을 가진 건 아니지만 실제 현실에서 학생들이 겪으며 살아가는 문제와 동떨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제작진은 프로덕션 디자인에서도 표현하려 노력했다. 또한 박동훈 감독은 사제 관계에 더해 “수학을 이용해서 생생한 에너지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실제 수학자의 자문을 받아 인물의 대사 곳곳에서 수학과 이성,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관해 질문하는 말들이 등장한다. “극장을 나서는 관객이 흐뭇해했으면 좋겠다”라는 박동훈 감독과 제작진의 마음이 뭉쳐 만들어진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