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제작 빅펀치픽쳐스, 홍필름, 비에이엔터테인먼트
감독 이상용
출연 마동석, 손석구, 최귀화, 박지환, 허동원, 하준, 정재광
배급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개봉 2022년
관전 포인트 <범죄도시2>의 핵심은 결국 마석도다. 배경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어도 마석도는 악랄한 빌런을 끝까지 추적한다. 이상용 감독은 마석도에 대해 “어려서부터 오랫동안 복싱을 하고 형사를 꿈꿨던 마동석 배우 본인과 가장 가까운 캐릭터”라면서 “그의 최대 장점인 자연스러움과 힘, 그리고 유머를 최대한 살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금천경찰서 강력반이 ‘가리봉동 소탕작전’을 완수한 지 4년이 흘렀다. 가리봉동에 평화를 가져다준 형사 마석도(마동석)의 다음 목표는 베트남이다. 마석도는 베트남에서 같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강해성(손석구)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현지 수사권은 없지만 악당을 잡으려는 마석도의 집념은 강렬하고, 터질 듯한 그의 근육도 여전하다. <범죄도시>의 조연출이었던 이상용 감독은 마 형사의 활동 범위를 해외로 넓힌 <범죄도시2>로 감독 데뷔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베트남 현지 촬영이 쉽지 않았고 난관도 많았으나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된 시원시원한 액션과 마석도의 유머를 기대해도 좋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현재 <범죄도시2>는 어느 단계에 와 있나.
= 95% 완성됐다. 후반작업 거의 막바지다. 사운드 작업이 끝났고 DI(디지털 색보정)를 마무리해 DCP(디지털 시네마 패키징. 다양한 데이터를 정해진 규격으로 하나의 데이터 파일로 구성하는 작업.-편집자)만 하면 끝이다. 이후 심의만 받으면 된다.
- 시리즈 전작인 <범죄도시>는 서울의 한 지역에서 벌어진 범죄를 다룬 작품이었다. 이번에는 배경을 베트남으로 옮겼는데.
= <범죄도시>의 기획자이자 제작자, 주연배우인 마동석 선배가 첫 작품부터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세계관을 구축해놓았다. 첫 작품이 성공하고 두 번째 작품 소재를 찾던 중 ‘마석도가 해외에 나간다’는 설정이 탄생했다. <범죄도시2>는 해외 관광지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다루는 작품이다. 마석도에겐 서울 가리봉동에서만큼 권한이 없어서 수사에 제약을 받는다. 그렇다고 범죄를 보고 가만있을 마석도가 아니잖나. 범죄를 인식한 뒤 이를 파헤치면서 난관을 헤쳐나간다.
- 전작과는 어떤 차별을 두려 했나.
= 마석도는 시민을 먼저 생각하고, 어린아이를 챙기는 따뜻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악당 앞에서는 가차 없다.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 한마디로 반전 매력이다. <범죄도시>는 자세히 보면 서부극의 구조를 갖고 있다. 지역을 지키는 보안관 마석도가 나름대로 질서를 잘 유지하고 있는데, 외부인 장첸(윤계상) 무리가 들어와 물을 흐리자 그가 나서는 이야기다. <범죄도시2>는 마석도를 해외 관광지를 정화하는 보안관으로 확장시킨 작품이다. 권한 문제로 해외에서의 수사를 막아서려는 사람들이 있고 제약도 많지만, 그럴수록 마석도는 ‘마석도스럽게’ 본인의 임무를 다한다. 유머를 잃지 않고 여유롭게, 하지만 악당에겐 무자비하게. (웃음)
- 해외에서 벌어지는 한국인 범죄는 국내 범죄와는 다른 특성을 갖나.
= 자료 조사를 해보니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한국인들은 이미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뒤 도피한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일을 할 수 없고 결국 범죄에 빠진다. 그 나라 말을 제대로 못하니 끼리끼리 모여 한국인을 범죄 대상으로 삼는다. 이들을 쫓는 한국 경찰의 추적이 느슨한 데다 공개수배 대상에 올라도 수사의 우선순위에서 비교적 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더 대담하고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다. <범죄도시2>는 특정 사건을 모티브로 삼지는 않았다. 사례를 취합해서 만든 허구의 이야기다. 다만 사실감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 장첸에 이어 마석도에게 대항하는 강해성은 어떤 인물이고, 어떤 이유로 베트남에서 범죄를 저지르나.
= 강해성은 앞서 말한 해외 한국인 범죄자들의 공통된 배경 위에서 만들어진 인물이다. 그는 갈 데까지 간, 돈 앞에서 잔인한 악당이다. 관객도 그런 강해상을 잡고 싶어지도록 영화를 구성했고, 그를 향한 마석도의 액션이 ‘응징’처럼 느껴지길 바랐다. 강해상을 연기한 손석구 배우가 워낙 눈빛이 스산하고 마스크가 매력적이다. 그래서 그 잔인함 속에서도 매력이 묻어났다.
- 액션의 포인트는 뭔가.
= 역시 응징과 권선징악이 포인트다. <범죄도시>를 사랑해준 관객은 장첸 패거리의 악행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따뜻한 마석도의 등 뒤에서 안심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세계관이 <범죄도시2>에서도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현대사회에서 느끼기 어려운 권선징악의 통쾌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세월이 흘러 금천경찰서 형사들도 업그레이드하는데, 하준 배우가 연기한 강 형사는 더이상 막내가 아니다. 예전처럼 수사 중에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화끈하게 액션을 선보인다.
-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주요 배경지인 베트남에서 촬영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2019년 4월, <범죄도시2> 연출을 제안받았을 때만 해도 코로나 이슈가 없었다. 그래서 그해 9월 말부터 베트남을 5번 오가면서 로케이션을 헌팅하고 크랭크인을 준비했다. 그런데 2020년 2월 말 베트남 현지 촬영을 3일 앞두고 국내에서 ‘코로나 1차 대유행’이 일어났다. 베트남에서의 일정을 다 접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한국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 위험 국가였다. 손석구 배우는 베트남에 도착한 다음날 나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후 한달간 재정비해서 4월부터 국내 촬영을 시작했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렸으나 베트남행 비행기가 뜨지 않았고 베트남 당국도 입국을 막을 만큼 상황이 나빴다. 그렇게 해를 넘기게 됐지만 베트남 장면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2021년 나와 스크립터, CG팀 등 5명만 베트남으로 가서 현지 촬영감독, 조명감독, 동시녹음기사 등으로 스탭을 꾸려 합성에 쓸 베트남 공간을 담아왔다.
- 베트남 장면은 그 촬영분을 바탕으로 합성해 완성했나.
= 맞다. 블루 스크린을 치고 촬영해온 배경에 맞게 배우들의 위치와 카메라의 높이와 앵글, 화각을 정확히 맞춰서 베트남 신을 촬영했고, 세트도 활용했다. 코로나로 촬영 기간이 길어진 만큼 촬영감독, CG팀과 회의를 많이 하고 준비를 철저히 했다. 퀄리티는 준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