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제작 글뫼
감독 육상효
출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
배급 쇼박스
개봉 2022년
관전 포인트 <휴가>의 모녀는 2021년 TV드라마로 다시금 존재감을 각인한 두 여성배우가 연기한다. 육상효 감독은 김해숙을 “유머러스하면서도 힘 있는 엄마 역할에 최적”인 배우로, 신민아는 “자신만의 감수성이 느껴지는 감정 전달 능력을 갖춘 딸”에 잘 어울리는 배우로 소개하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육상효 감독은 <나의 특별한 형제> 다음으로 기적 같은 모녀 이야기를 준비했다. 그의 신작 <휴가>에는 외롭게 세상을 떠난 엄마 복자(김해숙)와 무심히 엄마를 보낸 딸 진주(신민아)가 있다. 이들의 재회는 엄마가 하늘에서 얻은 지상으로의 ‘휴가’ 덕분. 엄마는 저승에서부터 동행한 가이드(강기영)의 인솔에 따라 3일로 제한된 여행을 시작한다. 이 기간 중 엄마는 딸을 살피고, 딸은 보이지 않지만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엄마의 존재를 느낀다. 새로운 소통 기회를 얻은 두 여자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나누면서 환상적인 순간들을 공유한다. 시나리오는 영화 <코리아> <파파로티> <형> <82년생 김지영>, 드라마 <남자친구>와 올해 방영예정인 <서른, 아홉> 등의 각본을 쓴 유영아 작가가 집필했다.
<휴가>는 평소 “좋은 여성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제일 모던한 감독”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육상효 감독에겐 도전이었다. 전작 <나의 특별한 형제>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방가? 방가!> <달마야, 서울 가자> 등에서 주로 한국 남성 캐릭터의 지평을 넓혀온 그는 “<휴가>의 주인공인 딸에 대한 정서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유영아 작가, 아내 등 주변의 여성들과 상의하며” 캐릭터를 다듬었다. “그동안 장애인(<나의 특별한 형제>), 외국인 노동자(<방가? 방가!>) 등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작업을 해왔는데 <휴가>에서도 서로 떨어져 살아온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들이 삶에서 겪어온 고충을 담아보고 싶었다.” 배우 김해숙이 연기한 복자는 딸이 자신보다 나은 인생을 살려면 유학까지 가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채 식당 일에 매달리고, 배우 신민아가 연기한 진주는 그런 엄마 밑에서 응어리를 키우며 미국 대학 교수로 성장한다. 엄마는 오직 딸을 위한 결정을 내렸지만 그럴수록 딸은 엄마 곁에서 멀어져만 갔다. 그래서 이 작품은 “배우의 시선이 굉장히 중요한 영화”다. “유령이 된 엄마와 그를 의식하지 못하던 딸이 판타지 장치 안에서 처음으로 눈을 마주치는 장면”을 향해 끝까지 달려가는 스토리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강력한 슬픔으로 사람을 움직인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많이 울었다는 육상효 감독은 같이 대본을 읽은 아내를 포함해 시놉시스를 들은 것만으로 눈시울을 붉힌 친구들이 있다며 <휴가>가 가진 힘을 신뢰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지 않나. 특히 부모님이 편찮으시거나 돌아가신 분들은 이 영화의 설정만으로도 많은 감정이 오갈 테다.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육상효 감독 또한 <휴가>를 찍으며 연로하신 어머니와 돌아가신 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을지 자주 떠올렸다고. “관객도 그런 회상을 하며 한번이라도 더,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가족과의 관계를 되새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