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기획] 2022 올해의 한국영화 신인감독,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김세인 감독
2022-12-22
글 : 김소미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지독함은 감정을 극단의 지점까지 밀어붙였다는 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배우의 밑바닥을 긁어내는 무시무시한 장악력은 근본적으로 “불필요한 대사와 행동을 삭제한 절제미와 주제를 응축시키는 구심력”(이현경)으로부터 반동을 키웠다. 모녀 관계의 병적인 풍속도를 직시한 김세인은 “신인의 예각과 기성의 절제력을 동시에 갖춰 차기 한국영화계를 이끌 것이라 확신시키는 예민하고도 아린 감성”(홍수정)의 소유자, “양말복 배우와 함께 선정되어 특별히 기쁘다”는 김세인 감독은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초기 제작 단계에서 “수경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냐, 란 말을 들을 정도로 두 여자를 비난하거나 이상하게 보는 시선과 싸워”왔다.

그는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는 중년 여성들, 주체성을 찾아가려는 여성들이 너무 강하거나 혹은 너무 약하다는 이유로 쉽게 손가락질당하는 현실의 세태”에 오기를 다졌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에 쏟아진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지지는 “규정의 말들을 모두 찢어버리고 싶었던” 감독의 뚝심에 바치는 응답이다. 김세인 감독은 데뷔작을 만든 후 “처음 만난 여성 영화인들로부터 ‘절대 사라지지 말아 달라’는 말을 듣고 있다”.

그는 정말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찍고 싶다”고 했다. “이제는 조금 힘 빼고 가뿐하게 작업해보고도 싶다. 그렇게 살아남아서 언젠가 나도 다른 여자들에게 사라지지 말라는 말을 돌려주고 싶다. <씨네21>의 선택도 내게는 그런 말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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