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은 “칸영화제부터 지금까지 긴 호흡의 마라톤 레이스를 잘 달려온 기분”이라고 했다. “애정의 파고에 휩쓸리는 꼿꼿한 형사, 해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홍수정)한 <헤어질 결심>부터 “침묵하는데도 힘이 있는 연기. 박해일만이 할 수 있는 이순신을 보여준”(이지현) <한산: 용의 출현>까지, 2022년은 박해일의 활약이 도드라진 해였다. 그 결과 “담백한 중년의 남성배우를 고심한다면 박해일은 그 이전과 이후가 떠오르지 않는 보기 드문 선택지”(장영엽)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선정 소식을 들은 박해일은 “마침 올해 <씨네21> 표지에도 두 작품이나 선보였다”고 웃으며 “관객과 기자, 평론가분들께 이렇게 많은 관심과 지지를 동시에 받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만큼 기쁜 한해의 끝을 보내고 있다”고 화답했다. “관객과 좋은 작품으로 만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데, 영화를 재밌게 본 관객의 N차 관람 또한 이어져 배우로서 짜릿할 때가 많았다.”
그는 <헤어질 결심>과 <한산: 용의 출현>에 관해 “두 캐릭터 모두 해군 출신이고 공무원이며, 바다에서 결정적 드라마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공통점으로 꼽았다. “바다라는 소재와 내 이름 ‘해일’을 엮어 재밌는 농담들도 많이 해주시더라.” <헤어질 결심>의 바닷가 신에 관해서도 “작품 준비할 때마다 시나리오에 신별로 난이도를 표시하는데, 마지막 신은 별 다섯개로 못 박아뒀었다. 무척 긴장하며 작업했는데 그날은 왠지 주변 사람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거친 파도 소리만 들렸다. 혼자 무중력 공간 속에 존재하듯 몰입한 날이었다. 작품마다 한두번씩 그런 운 좋은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고 회상했다. 박해일은 임상수 감독, 최민식 배우와 함께한 <행복의 나라로>가 개봉하길 기다리며 2023년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물론 또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을 만나면 여지없이 촬영 현장에 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