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기획] 2022년 한국영화 BEST 1위, ‘헤어질 결심’
2022-12-22
글 : 송경원

이견이 없는 압도적인 지지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한국영화 베스트에 오르지 못한 일은 거의 없었지만 이 정도로 열광적이고 고른 지지를 받은 건 이례적이라 해도 좋겠다. <헤어질 결심>은 이전까지 박찬욱 영화의 자장 아래 있으면서도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간, “뉴 마스터피스”(이주현)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미개척 영역을 탐하는 작가의 우아하고 세련된 손길이 절정에 달한 느낌”(이주현)을 주는 이번 영화는 “정밀한 설계도를 보는 것 같은 이야기의 구조 속에서 사랑과 이별과 같은 추상적인 감정에 살을 붙여 기어코 손에 잡힐 것 같은 구체성을 부여한다”(허남웅).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제 “박찬욱은 작품을 거듭할수록 더 멀리, 더 예기치 못한 곳으로 나아가는 예술가도 존재한다는 점을 일깨우는 한국영화계의 소중한 자산”(장영엽)이다. 도전적인 성취와 별개로 많은 평자들은 이번 영화의 매끈한 만듦새와 완성도 그 자체에 경탄을 표했다. “매력적인 가공의 세계가 선사하는 아름다움의 절정”(이현경)을 보여주는 <헤어질 결심>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영화로 형상화했다.

<헤어질 결심>은 “현란한 동시에 고전 양식의 품위를 잃지 않은 시점숏, 줌, 패닝, 프레임 변환의 향연”(김성찬)을 선보인다. “부유하는 듯 정확하게 움직이는 카메라와 주인공의 내면을 꿰뚫어보는 것 같은 편집 호흡, 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미학”(배동미)은 가히 대가의 솜씨라 할 만하다. 모든 영화적 요소들이 매혹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리하여 “작품이 남긴 잔상에 대해 영영 침묵하고 싶게 하는 동시에 길게 떠들고도 싶게 만드는 드문 경험을 안긴다”(남선우).

무엇보다 <헤어질 결심>은 재미있다. 박찬욱 영화 중에서 재미있는 게 아니라 “올해 나온 한국영화 중 가장 재미있었던”(듀나) 이 영화는 “골수 영화광의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 있으면서도 멜로드라마, 코미디, 스릴러, 추리를 커버하는 온갖 대중적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듀나). “모든 것이 넘치도록 과도하지만 아슬아슬하게 밸런스를 유지”(이지현)하는 것은 물론 “클래식의 등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동시대 영화 관객이 느낄 수 있는 최상의 기쁨을 안겨주었다”(김소미).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