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기획] 2022 올해의 한국영화 여자배우, ‘헤어질 결심’ 탕웨이
2022-12-22
글 : 김소미

<만추>(2010) 이후 ‘올해의 여자배우’는 이번이 두 번째. <헤어질 결심>에서 탕웨이는 피사체로서의 웅장함, 섬세한 해석과 여유를 유지하며 자신의 매력으로 캐릭터의 위상을 능가한다. “외국인이면서 한국말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를, 사랑하면서도 결국 헤어져야 하는 그 아이러니한 조건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경지”(허남웅)로 “단숨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꼿꼿한 서래로 완벽하게 존재”(김수영)한 그에게 많은 이들이 압도당한 이유다.

“해일씨와 나 사이엔 암묵적인 이해가 있었다. 언어적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처음엔 번역기를 썼지만 현실의 번역기가 우리 영화에 나오는 앱보다 좋지 않았다. (웃음) 번역을 포기하고 결국 Just let it be! 그랬더니 한두장의 사진과 한줄의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통하게 되었다.” 헤어졌던 서래와 해준이 이포에서 재회하는 첫 장면은 그 과정에서 탄생한 긍지의 결과물이다. “어시장 장면에서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이 말없이 구두, 커프스 같은 서로의 미묘한 변화만 바라보는데, 그 눈빛과 호흡이 천 마디 말보다 훨씬 낫다고 느꼈다.” 탕웨이는 “감독님, 해일씨, 그리고 나 모두 이 영화에 가장 부드럽고 진실한 속마음을 넣은 것 같다”고 했다. “몇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만드는 사람들이 진심을 담으면 관객도 그 영화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해준에 이어 붕괴된 서래처럼, 탕웨이는 이어 덧붙였다. “저 자신도 벗어날 수 없는데 어떻게 관객이 벗어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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