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마이캡틴' 최진성 감독 - 아이돌과 중년 용역의 수상한 동거
2021-01-25
글 : 남선우
사진 : 최성열
2021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⑮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제18대 대통령선거의 개표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한 <더 플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 과정과 그 행방을 추적한 <저수지 게임>을 만든 최진성 감독의 신작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대통령 또는 전 대통령이 주인공인 영화도 아니다.

이번에는 그로부터 무척 먼 삶을 사는, 불안한 20대 아이돌과 수상한 중년 용역의 버디무비다. 물과 기름 같은 두 남자의 동고동락 과정을 좇는 <마이캡틴>은 “원래 웃긴 것도, 따뜻한 것도 좋아하는데 상황에 따른 최선의 작품을 선택하다 보니 처절한 멜로 <소녀>, 사회적 발언을 하는 다큐멘터리들을 연달아 찍었다”는 최진성 감독의 갈증을 풀어줬다. “이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몰려들 무렵 사무엘 작가가 쓴 <마이캡틴> 시나리오를 만났다.”

언제부턴가 무대 위에서 맥없이 쓰러지게 된 가수 진우를 걱정하는 매니저 대혁이 부산에 사는 자신의 형 대식을 보호자 겸 감시자로 진우 옆에 붙이면서 두 남자의 동거가 시작된다. “욕심도 많고 자신감도 넘치지만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예민한” 진우를 “뒤끝 없이 오늘만 사는” 대식이 슬슬 자극하면서 “극단의 캐릭터 사이에서 케미스트리”가 생성된다. 이 조합에 숨을 불어넣을 배우로 낙점된 첫 타자는 배우 박성웅. “소주 아니면 맥주. 버스 아니면 택시”를 외치는 경상도 사나이 대식을 연기하게 된 그는 최진성 감독에게 “로버트 드니로 같은” 배우라고 한다. “<신세계>의 이중구부터 <오케이 마담>의 어수룩한 남편까지 가능한” 박성웅 배우에게서 “하드보일드와 우스꽝스러움이 공존하는 대식의 이미지”를 보았다는 것이다.

박성웅 배우는 첫 미팅 자리에 ‘청청 패션’으로 나타나 다시금 최진성 감독의 확신을 불렀다. “대식이처럼 보이기 위해 현재에 살지만 과거에서 온 듯, 청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온 게 너무 멋있고 인상적이었다.” 반면 진우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가수들의 연습생 시절부터 뉴욕 공연까지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을 연출한 적 있는 최진성 감독이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취재하며 쌓은 공력을 바탕으로 만든 캐릭터다. 현재 캐스팅을 비롯한 사전 작업에 한창인 최진성 감독은 “진우 역에도 유력한 후보가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고 전하며 살짝 힌트만 건넸다. 분명 진우의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는 능력치를 갖춘 배우가 합류하리라는 그의 전언이 “성장영화면서 음악영화이기도 할” <마이캡틴>에 기대감을 더한다.

관전 포인트

<마이캡틴>의 또 다른 축은 단연 음악이다. K팝 스타이면서 랩에도 능한 진우가 소화할 곡은 프로듀싱 팀 디바인 채널(Devine Channel)이 맡는다. 방탄소년단, 엑소, 태연 등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의 곡 작업을 해온 이 팀은 지난해 8월 힙합 뮤지션들과 협업한 첫 앨범 《BYPRODUCT》를 발매하기도 했다. 최진성 감독은 “진우의 외로움, 답답함, 꿈이 모두 잘 표현되는 노래가 나와 대중의 공감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기대를 표했다. 영화의 전체적인 음악은 <더 플랜> <저수지 게임>에 참여했던 박혜리 음악감독이 담당한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