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본격 정치 활극 - <특별시민> 박인제 감독
2016-12-26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사진 : 오계옥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인 2017년, 한국영화계에도 ‘정치’의 바람이 분다. 박인제 감독의 정치 드라마 <특별시민>(제작 팔레트픽쳐스·배급 쇼박스)이다.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선거 역사상 최초로 3선 시장에 도전하는 정치인을 중심에 두고, 직업 정치가의 생리와 권력욕과 야망이 드글거리는 정치의 세계로 성큼 다가간다.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한창 후반작업 중인 박인제 감독을 만났다.

-정색하고 정치 드라마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심정이었던 것 같다.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1991) 이후 이런 장르의 영화가 없었던 것 같다. 기존의 한국영화 속 정치인들 하면 대체로 ‘나쁜 놈’인 경우가 많았다. 그에 반해 변종구(최민식)는 ‘나쁘다’고만 말하기에는 애매한 다채로운 면면이 있다. 나쁜데, 미워할 수가 없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프랜시스 언더우드(케빈 스페이시)처럼 절대 악인인데 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를 응원하게 되는 것처럼. 변종구를 통해 그런 캐릭터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여러 정치적 상황 중 선거에, 그중에서도 서울시장 선거에 초점을 맞췄다.

=정치가의 권력욕에 관한 영화다. 선거야말로 정치인들이 권력을 얻는 가장 적합하고 적법한 수단이 아닌가. 게다가 상당한 수의 유권자 표가 몰려 있는 서울시장직을 두고 벌이는 선거라면 더더욱 그럴 거라 생각했다.

-변종구는 어떤 사람인가. 또 <신세계>(2012) 이후 오랜만에 현대극에 출연하는 최민식이 그릴 변종구의 모습을 귀띔해준다면.

=중졸로 구두 공장에서 일하다 야학으로 고교 검정고시를 본다. 대학은 가지 않은지라 학연, 지연을 따지는 당 내의 권력 지형에서 밀려나 ‘독고다이’하는 인물이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최민식 선배를 염두에 뒀다. 변종구의 카리스마, 앞으로 전진하려는 정치가 모습을 표현하는 데 있어 최민식 선배 외에 다른 대안은 없었다.

-전작인 <모비딕>(2011)은 군의 민간인 사찰 사건을 양심선언한 어느 이병의 실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이번에도 혹시 이야기의 단초가 된 게 있나.

=<모비딕>의 윤혁(탈영한 윤혁(진구)은 언론인 방우(황정민)를 찾아가 여러 장의 플로피디스크를 건넨다. 방우가 취재하던 사건의 실체를 증명해줄 결정적 자료다.-편집자)의 모습에서 <특별시민>의 박경(심은경) 캐릭터를 만들었다. 박경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광고 회사에 다니며 막연히 정치를 하고 싶어 한 젊은이다. 그런 박경이 변종구 선거 캠프의 청년혁신위원장이 되면서 정치라는 ‘리얼 월드’와 마주하게 되고 온갖 더러운 정치의 실상을 본다. 그러면서 박경이 느낄 감정을 그려보고 싶었다.

-박경에게서 시작된 이야기는 변종구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그러면서 변종구의 선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 심혁수(곽도원), 변종구의 경쟁 상대인 정치인과 그 캠프, 언론 등으로 관계도를 넓혀간다.

=시장 후보들간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선거의 양상을 그리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서울시장에 세번 도전하는 만큼 정치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변종구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초점을 뒀다. 물론 권력욕을 보이는 심혁수의 모습도 중요하게 그려진다. 결국 이들의 욕망은 서울시장 선거뿐 아니라 이후 대선에까지로 향해 있게 될 것이다.

synopsis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 고수다. 변종구의 선거 캠프는 광고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젊은 박경(심은경)을 청년혁신위원장에, 서울대 법대 출신의 정치인 심혁수(곽도원)를 선거대책위원장에 앉힌다. 변종구에 맞설 상대 당 후보 양진주(라미란)와 그의 선거전략 전문가 임민선(류혜영)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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